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4년 전 광저우에서의 아픔을 깨끗이 털어냈다.
구본길 김정환 원우영 오은석으로 짜인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12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2위인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서 이란(10위)을 45-2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12년 만에 남자 사브르에서 나온 금메달이다. 개인전 우승자인 구본길은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4년 전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시켰다. 남자 사브르 4인방은 광저우서 개최국 중국에 1점 차로 석패,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들은 내심 중국이 결승에 올라오길 바랐다. 갚아줄 빚이 있기 때문이었다.

구본길은 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중국이 결승에 올라올지 모르지만 4년 전 뺏겼던 금메달을 다시 되찾아 오는 게 이번 대회 목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란이 중국에 1점 차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4년 만의 리턴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4년 전 함께 결승 피스트에 섰던 이들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그리고 그토록 바랐던 시상대 맨 꼭대기 위에 서며 함께 울고 웃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4년을 기다린 끝에 얻은 보답이었다.
김정환은 경기 후 "4년 전 중국에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었다. 중국은 아니었지만 이란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얻어 기쁘다"고 했다. 구본길도 "이 멤버로 뛰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 4년 전 중국에 아쉽게 졌는데 같은 멤버로 금메달을 따 기쁘다"고 맞장구쳤다.
dolyng@osen.co.kr
구본길-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