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3번타자 김현수가 2경기 연속 2루타로 선취점을 만들어내며 베테랑이자 중심타자의 몫을 톡톡히 했다. 이 2개의 2루타는 모두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김현수는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대만과의 경기에서 팀이 0-0으로 맞서던 1회말 무사 1, 2루에 나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려 민병헌과 손아섭을 모두 불러들였다. 여세를 몰아 1회말에만 7득점한 한국은 10-0으로 8회 콜드게임 승리했고, 조 1위를 확정지었다.
김현수는 태국과 대만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2경기 연속 결승타를 기록했다. 모두 1회말 선제 타점을 만든 것인데, 마운드가 2경기를 치르는 동안 1점도 허용하지 않아 둘 다 결승타가 됐다. 김현수가 팀에 안겨준 선취점의 기선제압 효과는 대단했다. 태국전과 대만전 모두 김현수의 타점을 시작으로 대표팀은 빅 이닝을 만들었고, 1회에 승부를 갈랐다.
대만전에서는 선취점은 물론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점수도 김현수의 방망이에서 시작됐다. 김현수는 선두타자로 나선 8회말 뤄지아런을 상대로 13구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승부를 한 끝에 좌중간에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김현수는 홈을 밟아 경기를 끝내는 10번째 득점을 찍었다.
2경기에서 김현수는 8타수 5안타 4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여 안타 수와 타점 수가 비슷하다. 초반 찬스에서는 여지없이 방망이가 돌아갔고, 그것이 팀의 점수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상대 마운드는 어김없이 허물어졌다.
김현수를 3번으로 기용한 류중일 감독의 전략도 대성공이다. 류 감독은 당초 파워에서 우위를 보이는 신예 나성범을 3번으로 쓸 생각도 있었지만,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정확한 타격을 하는 김현수를 고심 끝에 6번이 아닌 3번에 배치했다. 결과는 지금까지 김현수가 보여준 것과 같다.
경험이 많은 선수가 가장 중요한 타순 중 하나인 3번에서 중심을 잡아준 것이 팀 타선 전체에 큰 도움이 됐다. 첫 이닝 공격에서 어김없이 3번타자의 선제 타점이 터졌고, 이후 타자일순까지 하며 한국 타선은 매 경기 초반부터 맹렬히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자신이 넣은 선수가 알맞은 위치에서 맹활약을 펼쳐주면 선수는 물론 감독도 흥이 나고 작전을 구사할 때 자신감이 붙을 수 있다. 김현수를 3번에 놓은 선택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으면서 류중일 감독도 더욱 거침없이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선보일 수 있는 기반과 분위기를 마련했다. 김현수의 방망이가 벤치까지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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