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넥센의 가공할 만한 타선을 이끌고 있는 박병호(28)와 강정호(27)가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리며 이번 대회 전망을 밝혔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만과의 B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리며 대표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86홈런(박병호 48개, 강정호 38개)을 합작하고 있는 두 선수는 아시아권 최고 파워를 과시하며 대만의 마운드를 무기력화 시켰다.
사실 두 선수는 대회 전 다소간 우려를 모았다. 강정호는 시즌 경기 중 당한 오른손 엄지 손가락 부상이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병호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LG와의 연습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두 선수 모두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그 믿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첫 경기인 태국전에서는 홈런포가 없었지만 타격감 상승세를 알린 두 선수였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폭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홈런포를 신고하며 대표팀에 여유있는 리드를 안겼다. 시작은 강정호였다. 1회 3점포를 날렸다. 대표팀은 무사 1,2루에서 김현수가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리고 박병호의 좌익수 뜬공 타구는 상대 좌익수 쟝즈시엔이 놓치며 무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가뜩이나 갑작스레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왕야오린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강정호가 시원한 홈런포 한 방으로 양아오린을 강판시켰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에 양야오린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대만전에서 강한 면모를 선보였던 강정호가 또 다시 대만 킬러의 역할을 한 순간이었다.
박병호도 화답했다. 7-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만 두 번째 투수 쩡카이원의 바깥쪽 공을 잡아 당겨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으로 문학구장의 가장 먼 곳을 향해 홈런을 날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뒤 홈런포, 그리고 아주 큰 타구가 없어 부담이 있었을 법한 박병호로서도 귀중한 홈런이었다.
이날 SBS 해설위원 자격으로 경기장을 찾은 ‘전설’ 박찬호 해설위원도 박병호의 타격에 대해 “(대표적 홈런왕 출신인) 마크 맥과이어의 타격을 보는 것 같다. 맥과이어도 바깥쪽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었다. 이것이 박병호의 장점”이라며 극찬했다. 두 선수의 홈런포와 함께 대표팀도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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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