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박찬호, “강정호, 하체 대단해… MLB 가능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4 21: 43

일찌감치 대승의 기분을 만든 까닭일까. 마이크를 잡고 후배들의 금메달 도전을 지켜본 박찬호 SBS 해설위원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밝았다. 대표팀의 첫 홈런을 신고한 강정호(27, 넥센)를 극찬하며 메이저리그(MLB)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아시아대회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예선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초반부터 폭발한 타격에 힘입어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이로써 대표팀은 2연승으로 조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은 만든 선수가 마운드의 양현종, 그리고 타선의 강정호였다.
대만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여 일말의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다. 이날 선발로 예상됐던 장샤오칭이 부상 때문인지 등판하지 않았고 대신 나선 ‘싱글A 출신’ 왕야오린은 한국의 타선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표팀은 1회 민병헌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를 만들었고 김현수의 2루타 때 2점을 먼저 냈다. 그 후 박병호의 타구를 상대 좌익수 잡아내지 못하는 실책을 저지르며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흔들리는 왕야오린을 무너뜨린 선수는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오른손 엄지 손가락 부상으로 대회 전 가장 큰 우려를 모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회복세를 알리며 첫 경기 태국전서 가벼운 모습을 보인 강정호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왕야오린으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쳐내며 대표팀의 5-0 리드를 이끌었다. 완벽한 타이밍에서 맞은 완벽한 홈런이었다.
이를 중계석에서 지켜본 박찬호 위원은 “홈런 순간에 스윙이 아니라 하체의 근육 움직임을 봤는데 대단하다”라며 탄탄한 체구에 대해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강정호나 류현진(LA 다저스)과 같은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메이저리그를 보면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수준 있는 여구를 어렸을 때부터 익혀왔고 성장했다. 체격적으로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호평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완벽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은 아니라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몇몇 메이저리그 팀들이 강정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힘이 있는 유격수는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며 강정호의 올 시즌 성적은 분명 괄목할 만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24승을 거둔 대투수 박찬호의 눈에도 강정호의 가능성은 분명 밝게 빛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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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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