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2G 연속 콜드게임, 임-봉은 계속 쉰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9.25 02: 05

가장 좋은 승리는 마무리투수 없는 야구다. 아예 마무리투수가 나올 상황 자체를 봉쇄해버리는 것, 점수 차가 크면 그만큼 편안하게 승리를 굳힐 수 있다. 연간 100경기가 훌쩍 넘는 리그전을 하다보면 마무리투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가능하면 감독들은 마무리투수 없이 편안하게 경기 후반을 보고 싶어한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B조 예선 2경기를 모두 대승으로 장식했다. 첫 경기였던 22일 태국전은 15-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고, 두 번째 경기인 24일 대만전은 10-0으로 8회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끝냈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25일 홍콩전 경기결과와 관계 없이 조 1위로 통과,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2경기 모두 대승을 거두다보니 필승조가 등장할 시간도 없었다. 당연히 마무리투수가 나올 기회는 더욱 없었다. 22일에는 투수가 던질 기회가 단 5이닝 뿐이었고, 24일은 경기 초반 9득점을 올려 조기종료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8회까지 경기가 진행되면서 여러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이제 대표팀에서 등판하지 못한 투수는 단 두 명 뿐이다. 바로 임창용(삼성)과 봉중근(LG)이 그 주인공. 둘 다 리그 최정상 마무리투수인데, 이번 대표팀에서는 더블스토퍼를 맡을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두 선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데다가, 유형이 전혀 다른 투수인만큼 상황에 맞게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선 두 경기에서 임창용과 봉중근 모두 등판할 기회조차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점수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기 때문에 굳이 마운드에 올릴 필요가 없었다. 컨디션 점검 차 한 번은 등판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는 25일 홍콩전이 유력하다. 만약 27일 준결승과 28일 결승 모두 등판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틀 연속 등판은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지금처럼 많은 득점을 올려서 아예 불펜투수가 올라올 기회를 봉쇄해버리는 것. 실제로 25일 홍콩전과 27일 준결승전은 임창용과 봉중근 두 명 모두 필요없을 가능성이 높다. 홍콩은 태국한테도 7-13으로 지는 팀인데 한국과 붙으면 콜드게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준결승 상대는 25일 중국-파키스탄전 승자가 되는데 두 팀 모두 우리 대표팀의 정상 전력이면 대량득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압도적인 기량차 덕분에 아직 등판기회가 없는 임창용과 봉중근이지만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일단 젊은 투수들을 다독여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체력을 비축한 임창용과 봉중근은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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