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방송된 드라마 ‘연애시대’는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와 OST,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멜로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다. 특히 감우성은 이 드라마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배우로 거듭나며 감우성표 감성 연기는 믿고 본다는 믿음을 줬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의 브라운관 컴백에도, 20살 나이차가 나는 수영과의 로맨스 연기에도 불구 감우성의 연기는 오롯이 빛나며 드라마를 향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 5회에는 봄이(수영 분)와의 우연한 만남이 계속될수록 고민이 많아지는 강동하(감우성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지난 방송에서 봄이는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동하의 머리를 자기도 모르게 쓰다듬었다. 이런 봄이의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놀라기도 잠시, 동하는 봄이가 아내의 팔찌를 차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무섭게 돌변했다. 죽은 아내의 팔찌를 왜 봄이가 차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봄이는 동하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했지만, “그거 세상에 하나뿐인 거 맞아요. 내가 만든 거니까. 내가 애들 엄마한테 청혼할 때 준 거에요”라는 동하의 설명에 그제야 길을 잃었던 푸른이를 동하 부부에게 찾아줬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동하의 아내는 딸을 찾아준 봄이에게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건네며 감사의 마음을 표한 것.
봄이는 두 사람의 과거 인연에 신기해하며 더욱 친근하게 굴었지만, 동하는 동생의 연인에게 자꾸만 향하는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이에 동하는 푸른이를 찾아온 봄이에게 “왜 그러는지도 알고 이해도 하는데 우리 애들하고 너무 가깝게 지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맞선을 본 지원(장신영 분)과 동생을 핑계로 봄이와 거리를 뒀다.
그러나 두 사람은 동하의 동생 동욱(이준혁 분)의 불안한 질투에도 불구,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다시 만나며 쉽게 끊어지지 않는 관계임을 암시했다. 동욱을 제외하고는 봄이가 동하의 아내에게 심장을 이식받았음을 모르는 상황. 서로 운명적으로 이끌리고 있는 이들 커플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렇게 '내 생애 봄날'은 시한부 인생을 살던 여인 봄이가 장기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고,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남편 강동하와 아이들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다.
극중 감우성은 아내를 떠나보내고 두 남매를 홀로 키우는 싱글 대디 강동하 역을 맡아 수영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매회 등장하는 회상신까지 소화하느라 고충이 만만치 않을텐데도, 감우성은 자석에 이끌리듯 수영에게 빠지며 겪은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애시대’ 이후 8년 만에 도전하는 멜로드라마임에도 불구, 따뜻한 시선과 느릿한 말투가 돋보이는 특유의 감성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감우성. 뭉클한 부성애 연기까지 더해지며 성숙해진 감우성은 가히 멜로연기에 최적화된 배우임에 틀림없다.
‘내 생애 봄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