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벌랜더(31, 디트로이트)가 어려웠던 정규시즌을 사실상 마감했다.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며 15승 고지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이미 치솟은 평균자책점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벌랜더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실점으로 호투, 시즌 15번째 승리(12패)를 따냈다. 6회 마르티네스의 사구 문제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던 이 경기에서 디트로이트는 벌랜더의 호투를 발판 삼아 상대 에이스인 크리스 세일이 버틴 화이트삭스에 6-1로 이겼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 수성의 동력을 제공하는 귀중한 승리였다.
디트로이트는 26일부터 28일까지 미네소타와 4연전을 벌인 뒤 시즌을 마감했다. 이를 고려하면 벌랜더의 정규시즌 등판은 이날 경기로 마무리된 분위기다. 비록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의 부진, 그리고 사생활 문제 등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15승을 따내며 유종의 미는 거뒀다. 벌랜더는 2006년 17승을 거둔 이래 2008년(11승)과 2013년(13승)을 제외한 7시즌에서 모두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벌랜더답지 않았다. 2011년 역사적인 시즌을 보낼 당시 벌랜더의 평균자책점은 2.40이었다. 2012년도 2.64로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46으로 높아지더니 올 시즌에는 무려 4.54를 기록했다. 벌랜더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2008년(4.84)이 마지막이었다.
전체적인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구속 저하는 상징적이다. 에 의하면 벌랜더의 2009년 직구(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5.6마일(153.9㎞)이었다. 2011년에도 95마일(153㎞)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93.3마일(150㎞)로 뚝 떨어지더니 올해는 92.3마일(148.5㎞)의 평범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대신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비중이 늘어났는데 역시 구속이 떨어지며 예전보다는 많은 장타를 허용했다는 평가다.
시즌 중반에는 여자친구와의 은밀한 사진이 유출되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던 벌랜더는 이제 포스트시즌을 대비한다. 후반기 들어서는 점차 안정을 찾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명예회복의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내년은 벌랜더의 전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 중 하나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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