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경의 '유나의 거리', 트렌디한 '모여살기'가 아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25 08: 47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 연출: 임태우)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작가 김운경이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다.
'서울의 달'을 쓴 작가 김운경식 서민 드라마의 계보를 잇는 ‘유나의 거리’는 스토리와 다양한 캐릭터들의 삶의 이야기로 공감을 얻으며 마니아층을 형상케 했다. 90년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서울의 달’을 집필했던 김운경 작가의 명성답게 ‘유나의 거리’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과 전문가들에게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드라마'라도 과언이 아닌 ‘유나의 거리’는 우리 주변에 많이들 살고 있지만 작품 속에서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우리 서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에는 소매치기, 건달, 꽃뱀, 호스트, 콜라텍 사장, 일용직 노동자 같이 가까이 하기 꺼려지는 인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드라마가 꺼려지지 않는 이유는 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
곳곳에 숨겨있는 유머코드와 자극적이지 않는 남녀간의 로맨스 그리고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등장인물 각각의 숨은 사연들이 이 드라마를 빛내는 요소들이다.
치정, 복수, 불륜, 살인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공식들을 따르는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유나의 거리'는 요즘의 막장코드, 흥행요소들을 다루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에만 집중하지 않고, 주인공의 태생이나 혈육의 비밀들 또한 드라마에 중심 되는 내용이 아니다.
'유나의 거리'가 다루는 이야기는 모든 사람은 아픈 상처가 있고, 그 상처가 아물고 치유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더불어 파격적인 내용들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대적 상황에 지친 사람들에게 조금은 다르게 감성에 파고든다.
단순한 힐링 드라마, 착한 드라마로도 포장되지 않는다. 다만 따뜻한 시선으로 서민들을 보여줄 뿐이다. 직업, 나이, 성격까지 천차만별인 개성만점 사람들과 전직 소매치기범인 한 여자, 그리고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착한 남자가 사는 다세대 주택의 모습은 요즘 예능과 드라마에서 종종 보여지는 트렌디한 모여살기가 아니라 부대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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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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