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핫스팟] '나의사랑' 신민아-조정석, 이제야 제 짝을 만났군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9.25 10: 13

2014년 새롭게 탄생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임찬상 감독)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박중훈-故최진실 주연 1990년 원작의 참신함은 덜 하지만 드라마는 좀 더 풍부해졌다. 그래도 박중훈-최진실의 귀여우면서도 유머러스했던 케미를 어떻게 능가할거냐고? 신민아-조정석도 '꽤' 괜찮다.
24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첫 공개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차 연인에서 신혼 부부가 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두 남녀 배우의 조화가 관건이다. 적어도 신민아와 조정석은 분위기나 이미지가 은근 닮았으면서도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데,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만나 온 어떤 상대보다도 잘 어울리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 같다.
신민아는 오랜 경력 만큼, 많은 남자배우들이 상대역으로 거쳐갔는데 조정석은 그가 호흡했던 남자 배우들보다 좀 더 신인의 풋풋한 느낌이 난다. 나이는 물론 조정석이 더 많지만, 연기 생활로는 신민아가 선배. 그래서인지 이들은 극 중 설정과는 다르게 묘하게 연상 연하 커플의 분위기도 내며, 신민아는 그간 보여준 사랑스러움을 넘어 남자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주도권도 잡는다.

조정석은 동안에 웬만한 여자보다 뽀얀 이미지라 순둥순둥한 느낌이 있는데, 이런 이미지가 영화에서 십분 발휘된다. 전작 '역린'에서 칼을 휘두르던 을수보다 일면 더 잘 맞는 역임은 부정할 수 없다. 모델 출신 신민아와 키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데, 극 중 계속해서 영민(조정석)의 작은 키 얘기가 언급되는 것은 여유롭고 유쾌한 농담이다.
온통 하얗고 복숭아 같은 느낌의 이 둘은 그렇기에 원작과 닮은 듯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신민아는 외형적으로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한껏 살리면서도 주부 캐릭터의 털털함을 가미시켰다. 얼굴에 기미가 꼈다고 놀림도 받는다. 원작이 '주부 미영'에 포커싱을 했다면 2014년작에서는 주부 미영 뿐 아니라 사람 미영에도 관심을 갖는다. 누군가의 아내가 됐어도 변하지 않고 성장해 가야하는 자아,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기 마련한 관계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다.  
"사랑해 미영"으로 대표되는 영민의 대사는 조정석을 통해 좀 더 코믹해졌다. 반복되는 '사랑해 미영'이 기계적이란 생각이 들 때, 회심의 한 방을 날린다. 결혼을 하고 꿈을 이루는 데 있어서 산소처럼 언제나 내 주위에 있었던 아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 지를 깨닫는 과정에서 감동이 있다.
원작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몇몇 포인트들이 있는데, 짜장면 사건과 집들이 장면 등이다. 1990년작에서 영민(박중훈)과 미영(최진실)이 간만에 데이트를 나서는데, 낯선 남자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미영의 모습을 보고 질투에 눈이 먼 영민이 혼자 상상을 나래를 펼치는 장면이 그대로 재현된다. 2014년작에서는 대세 서강준이 등장해 볼거리를 더한다. 얼토당토않은 오해를 한 영민이 결국 질투에 눈이 멀어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 미영의 머리를 짜장면 그릇에 박아버리는 이 장면은 조정석의 행동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원작과의 비교가 무의미할 순 있지만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990년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박중훈, 최진실을 각자 조정석, 신민아에 대입했을 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한 쌍'으로는 승부수를 던져볼 만 하다. 조정석, 신민아, 라미란, 배성우, 이시언, 전무송, 서강준, 윤정희 등 출연. 10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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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신부'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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