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완패였다. 허준 손영기 김효곤 김민규로 짜인 남자 플뢰레 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서 일본에 속절없이 패했다. 한국은 준결승 진출 팀에 주어지는 동메달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랭킹 6위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2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4강서 일본(8위)에 29-45로 완패했다. 한국은 4명의 선수가 번갈아 9번 피스트에 올라 단 2번 이겼을 정도로 부인할 수 없는 완패였다.
이로써 남자 플뢰레는 한국 출전한 단체전 종목 중 유일하게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안았다. 앞서 한국은 여자 사브르, 여자 플뢰레, 남자 에페, 남자 사브르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가 열리고 있는 여자 에페도 결승에 진출,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은 손영기가 먼저 피스트에 올랐지만 일본의 에이스인 오타유키에게 2-5로 끌려갔다. 한국도 2번째 주자로 에이스인 허준을 내세웠다. 하지만 미야케 료에게 완패, 2-10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한국은 김민규가 치다 겐타에게 6-5로 승리하며 8-15로 추격했다.
손영기가 힘을 냈다. 미야케를 맞아 내리 점수를 획득하며 11-16으로 쫓아갔다. 뒷심이 부족했다. 내리 4점을 내줬다. 격차는 다시 11-20으로 벌어졌다. 김민규가 구세주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타에게 1-5로 완패하며 기세를 완전히 내줬다. 12-25로 뒤진 채 피스트를 내려왔다.
패색이 짙은 한국은 강수를 뒀다. 에이스 허준 대신 김효곤을 조커로 기용했다. 하지만 치다에게 1-5로 무릎을 꿇어 13-30으로 힘겹게 끌려갔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일본 쪽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흐름이 넘어간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건 자존심 회복이었다. 김민규 손영기가 피스트에 올랐다. 미야케와 치다에게 완패를 당하며 마지막 기대감도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효곤이 투혼을 발휘했다. 무려 8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24-40으로 추격했다. 무서운 기세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9-45로 경기를 마감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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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