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기상천외 게임, 어떻게 만들어지나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9.26 07: 07

[OSEN=김윤지의 미주알고주알] SBS '일요일 좋다-런닝맨'은 미션 해결과 게임 통과로 구성된 예능프로그램이다. 이름표 떼기가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이지만,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게임들이 프로그램을 채운다. 철봉에 매달려 훌라후프를 하거나, 공기알 100알 줍기에 나선다. 곧잘 이해하고 게임에 임하는 출연진이 신기할 따름이다.
기발한 방식의 게임들은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런닝맨'이 오랜 생명력을 자랑하는 이유는 이처럼 끊임없는 변주들 덕분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름표 떼기를 그리워 하고, 종종 난해한 게임이 등장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반응이 좋은 편이기에 제작진은 당분간 이름표 떼기 보다는 새로운 게임에 집중할 계획이다.
게임들은 제작진의 협업으로 만들어진다. 기획을 맡은 남승용CP에 따르면 아이디어 회의와 축적된 노하우가 원동력이다. 그 중심엔 2011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한 박현숙 작가가 있다. 박 작가는 KBS 2TV '쟁반노래방' SBS 'X맨' '패밀리가 떴다' 등에 참여한 '게임의 신'이다. '런닝맨'을 포함해 게임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는 프로그램들이다.

박 작가는 25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촬영이 없는 날과 주말을 제외하고 프로그램 구성과 게임에 대한 회의를 매일 진행한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작가 8명과 PD 1명 등 총 9명이 참여한다. 막내 작가들이 기초 작업을 맡고, 회의를 통해 개발해 간다. 작가와 스태프들이 직접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수정하기도 한다.
게임을 구상할 때 기준은 재미와 새로움이다. 박 작가는 "무조건 새롭고 재미있어야 한다. 되도록 촬영 장소에 어울려야 하고, 장소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소품을 이용한다. 촬영지 답사를 다녀와 게임을 만들 때도 있다. 때론 촬영지와 어울리지 않는, 생뚱 맞은 게임이나 소품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 2011년 7월 방송된 최민수 편의 쌈싸먹는 순서 맞추기와 2012년 11월 방송된 이승기 편의 차 안에서 물 세례 받으며 물총 쏘기를 꼽았다. 특히 쌈싸먹는 순서 맞추기는 예능프로그램 게임에 익숙한 출연진조차 "이게 게임이 될 수 있느냐"며 놀라워해 제작진을 뿌듯하게 만들었단다.
박 작가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새로운 게임을 고안해 내기 위해서는 생각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체 게임에 대한 서적을 참고하기도 하고, 영화나 드라마 등 다른 작품들을 보며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치열한 고민이 우선이다. 박 작가는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신다면 그것이 보람이다"라고 마무리했다.
jay@osen.co.kr
SBS '런닝맨'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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