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펜싱 결산] '금!은!동!' 한국, 올림픽 이어 아시안게임도 접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9.25 18: 48

런던올림픽서 '세계 2강'으로 거듭났던 한국 펜싱이 인천아시안게임서 힘찬 날갯짓을 했다.
한국 펜싱은 4년 전 광저우에서 기록했던 사상 최고 성적(금 7, 은 2, 동 5개)을 가뿐히 경신했다. 고양 피스트에서 날아올랐다. 펜싱 종목 마지막 날인 25일 은 1, 동 1개를 추가하며 총 금 8, 은 6, 동 3개를 수확했다. 금메달 12개 중 8개를 싹쓸이하며 아시안게임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2관왕도 4명이나 배출했다. 여자 사브르 이라진, 여자 플뢰레 전희숙, 남자 에페 정진선, 남자 사브르 구본길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TV로 지켜봤던 런던의 기적을 인천에서 두 눈으로 확인했다. 반짝 성적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 한국 펜싱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서 금 2, 은 1, 동 3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지연이 여자 사브르 개인전을 제패했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을 석권했다. '1초의 눈물' 신아람이 이끈 여자 에페도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플뢰레 단체, 남자 플뢰레 최병철, 남자 에페 정진선도 귀중한 동메달을 추가했다.

런던의 기적은 아낌없는 지원과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이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장을 맡아 2008년까지 연간 3억 5천만 원~5억 원을 지원했다. 2009년 혁신의 바람이 불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대한펜싱협회장으로 부임하면서 대폭 지원을 늘렸다. 부임 첫 해 12억 원을 지원하더니 매년 평균 2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제대회 출전에 초점을 맞췄다. 당초 절반 정도의 국제대회에 참가했던 것에 반해 모든 대회에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랭킹은 자연스레 상승했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도 쌓았다. 시드 획득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탑랭커들이 배출됐다. 국제대회에서 예선을 거르면서 체력을 아꼈고, 초반 탑랭커를 피하며 호성적의 발판을 마련했다.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엔 예산을 더 늘려 당초 주전 선수 4명만 국제대회에 보내던 것을 후보 4명까지 모두 경험을 쌓게 했다.
지독한 훈련량도 펜싱 코리아의 원동력이었다. 런던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발펜싱에 더해 그에 상응하는 손동작을 완성했다. 한국 펜싱이 체격적인 열세를 딛고 정상에 우뚝설 수 있었던 밑바탕이었다.
적극적인 투자와 굵은 땀방울은 곧바로 눈부신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 펜싱은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도 당당히 접수했다. 런던에 이어 인천에서 또 한 번 뚜렷한 성과를 얻었다. 중국, 이란, 일본, 홍콩 등 만만치 않은 국가들의 견제 속 독주에 가까운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명실공히 한국이 펜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던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dolyng@osen.co.kr
고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