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느린 공에 당황한 것일까. 목동구장에서의 홈런쇼는 나오지 않았다. 홍콩을 이기는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예상외의 경기력이었다.
한국은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홍콩과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홍콩을 눌렀다.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아쉬운 점은 화려한 공격력이 잠깐 멈췄다는 점. 홍콩과 한국의 경기력은 현격했지만 한국 타선의 힘이 3홈런을 터뜨렸던 대만전보다 부족했다. 특히 홍콩 선발 렁카호삼의 110km대 커브와 120km대 패스트볼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한국은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쌓았다. 하지만 파괴력을 앞세운 공격은 아니었다. 빗맞은 타구가 거의 대부분. 불안한 홍콩 수비도 한몫했다. 1회 리드오프 민병헌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도 우익수의 판단 실책에 가까웠다. 2회 선두타자 황재균의 2루타도 외야진의 우왕좌왕한 플레이를 틈타 만든 안타였다.
4회 민병헌이 때린 솔로 홈런이 유일하게 홈런 갈증을 풀었다. 48홈런으로 KBO 홈런 1위를 기록 중인 박병호도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대만전에서 투런포를 작렬한 오재원은 5회 3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해 고개를 숙였다. 볼넷을 남발한 홍콩 투수진 탓도 있었지만 대표팀 방망이의 정확성과 파워도 대만전보다는 부족했다.
한국은 앞선 대만전에서는 140km 이상, 최고 157km를 뿌린 투수를 상대했다. 하지만 홍콩전에서는 40km 이상 구속 차이를 보인 투수들과 맞붙었다. 하루 만에 열린 경기에서 배팅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목동구장 홈런폭죽쇼가 나오지 않은 것은 홍콩이 너무 느린 공을 던졌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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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