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3연속 콜드 속 고민, 활용도 낮은 내야 백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25 21: 03

조별예선은 무난히 1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필요시에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해 투입되어야 할 백업 선수들의 입지가 모호하다. 3경기 연속 콜드게임 승리에도 감출 수 없는 고민이다.
한국은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홍콩과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2-0으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콜드게임 승으로 장식한 한국은 B조 1위로 순항하며 준결승에 올라갔다.
하지만 그늘은 있었다. 바로 백업 내야수 문제다. 우선 선수 구성 자체가 백업 내야수의 적극적인 활용을 막고 있다. 오재원이 유일한 2루수인 현 대표팀은 홍콩전 선발 라인업을 기준으로 김상수, 김민성을 백업 내야수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선발로 나오지 않는 한 가동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떨어진다.

내야에서 오재원과 박병호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다. 박병호가 1루에서 나가면 오재원이 1루를 볼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2루가 비기 때문에 결과는 같다. 김상수나 김민성이 2루로 뛰기에는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오재원은 내야의 키 플레이어다. 부상이 아니라면 부진해도 빼기 힘들다.
류중일 감독의 뜻에 의해 꼭 필요한 선수로 분류됐던 김상수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대주자, 대수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였지만, 아직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활약이 없다. 점수 차가 커 특별히 도루를 시도할 기회도 생기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 조별예선을 위해 데려온 선수가 아니므로 아직 비판하기에는 이르지만, 의문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김상수는 이번 대표팀의 접전용 선수다. 1점이 필요할 때 김상수가 대주자로 나간다면 상대 배터리를 흔들고 한 베이스를 더 가 득점을 짜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의 환경 속에서는 반드시 그럴 필요가 없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강정호의 휴식을 위해 투입될 뿐이었다.
김민성은 지난 2경기에 연속해서 선발 출장했으나 두드러지지는 못했다. 대타로 쓰기에는 언제 어느 위치에 나와야 좋을지 확실하지 않다. 현재 대표팀 주전 라인업에 있는 선수들은 특수 포지션인 강민호를 제외하면 타격에서 김민성보다 우위에 있다.
김민성은 공격이 막힐 때 활로를 뚫는 선수라기보다 중심타선 뒤를 받치면서 미처 쓸어 담지 못한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임무를 가진 선수인데, 이러한 유형의 선수가 정상급 선수들만 모인 대표팀 레벨에서 대타로 활용되기가 쉽지만은 않다. 수비나 주루에서는 황재균이 더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수비에서도 김민성은 사실상 3루수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김상수는 유격수가 아니면 어렵다. 강정호가 바뀐다면 김상수만 출전할 수 있고, 황재균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면 김민성만 투입이 가능하다. 홍콩전에서는 중간에 박병호가 빠지고 오재원이 1루로 이동하며 김민성이 2루를 꿰찼지만, 자연스러운 그림은 아니다. 내야 전체적으로 수비 포지션 조합이 유연하지 않다.
조별예선 3경기와 같이 타자들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벌어주면 필요 없는 고민이지만, 대만전 3~7회처럼 득점이 막힌다면 활용도가 낮은 백업 내야수들을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류중일 감독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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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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