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의 갯수는 눈에 띄게 줄었어도, 금메달보다 값진 드라마틱한 은메달과 동메달이 쏟아졌다. 한국이 대회 7일째인 오늘(25일) 풍성한 드라마를 낳았다.
한국은 25일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6개를 추가해 합계 금 28 은 33 동 31(총 92개)로 한계단 내려앉은 종합 3위에 올랐다. 중국(금 78 은 42 동 34, 합계 154개)이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일본(금 28 은 35 동 31, 합계 94개)이 간발의 차로 한국을 앞질러 2위에 올랐다.
순위는 한 계단 밀렸지만, 풍성한 사연으로 가득한 은메달과 동메달이 이날 하루 끊임없이 나왔다. 시작은 어김없이 사격이었다. 권준철, 박봉덕, 유재진으로 구성된 남자사격 대표팀은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총점 1869.0-120X점을 쏴 중국(1876.0-130X)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2관왕 김준홍이 스탠다드 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금2 은2로 '메달부자'가 됐다.

41세의 노장 박봉덕은 소총복사 개인전에서 불굴의 동메달을 목에 걸며 진한 감동을 안겼다. 사격의 대미는 더블트랩의 김미진이 장식했다. 김미진은 중국의 장야페이를 제치고 더블트랩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사격의 7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꿈으로만 생각했던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바통을 이어받아 조정에서도 속속 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남자 싱글스컬에 출전한 김동용이 은메달을 따내며 시작을 알렸고, 지유진이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4일 김예지에 이어 한국 조정의 역대 3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유진의 금메달로 한국 조정은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성적을 달성했다. 상승세를 탄 조정은 여자 쿼드러플스컬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하며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털었다.
전날까지 승승장구하던 펜싱은 종목 마지막날인 이날 주춤했다.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단체전서 일본에 완패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에페는 라이벌 중국에 패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그러나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2개 중 8개를 수확하고 2관왕 4명을 배출하는 등 4년 전 광저우에서 기록했던 종전 최고 성적(금 7, 은 2, 동 5개)을 가뿐히 경신하며 최고의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이클의 나아름과 수영 접영의 양정두도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획득 타이 기록을 세웠다. 개인 통산 19개의 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26일 자유형 1500m에 출전한다. 여자 혼계영 400m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아시안게임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다.
'도마의 신' 양학선도 은메달을 하나 추가했다. 주종목인 도마 종목 결선에 출전한 양학선은 부상의 아픔을 딛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를 펼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2등을 해본다며 경기가 끝난 후 끝내 눈물을 쏟았지만 은메달의 무게는 더할나위 없이 무거웠다. 한편 역도의 이창호는 남자 94kg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역도의 노메달 행진을 멈췄다. 여자 기계체조 윤나래는 마루에서 12년 만의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구기 종목에서는 변함없는 선전이 이어졌다. 남자 핸드볼은 고전 끝에 이란을 25-21로 물리치며 본선 2연승을 달렸고, 여자 배구는 26득점을 기록한 김연경의 맹활약 속에 일본을 완파하고 깔끔하게 8강에 진출했다. 야구 역시 홍콩을 상대로 12-0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축구도 홍콩을 3-0으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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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