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왜 1차 지명자와 2차 1번 지명자의 계약금 똑같이 책정했을까.
한화는 지난 25일 2015년 신인 지명선수 10명과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특징은 1차 지명자 북일고 좌완 김범수와 2차 전체 1번 지명자 용마고 우완 김민우의 계약금을 나란히 2억원으로 같은 액수였다는 점이다. 보통 1차 지명자들이 2차 1번보다는 더 많이 받기 마련인데 한화는 공평하게 2억원에 계약했다.
다른 팀들을 보면 모두 1차 지명자가 2차 1번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넥센은 1차 지명 최원태가 3억5000만원을 받았고, 2차 1번 김해수(1억5000만원)보다 무려 두 배 이상 많았다. 나머지 팀들도 모두 1차 지명자와 2차 1번 지명자 사이에 최소 5000만원 이상 계약금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한화가 같은 2억원의 계약금을 책정한 것은 2차 전체 1번 김민우의 상징성 때문이다. 김민우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1년을 유급해서 1차 지명 대상자가 되지 못했지만 올해 고졸 최대어 투수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유급만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1차 지명감이었다.
김민우가 받은 2억원은 2차 지명선수 중에서 최고액이다. 2차 지명선수 중에서 김민우 다음 많은 액수가 KIA에 지명된 내야수 황대인으로 1억6000만원. 그렇다고 김범수의 2억원도 적은 액수가 아니다. 1차 지명자 중에서 NC 이호중, SK 이현석, 두산 남경호도 2억원씩 받았다. 삼성 김영한과 롯데 강동관의 1억5000만원보다 많은 액수를 받았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원래 계약금은 서로 더 받으려고 한다"며 "김범수·김민우 아버지와 같은 자리에서 만나 똑같은 2억원에 계약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2억원을 책정했고, 큰 문제없이 계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계약금을 받고 서로 똑같이 경쟁을 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어느 한 선수에게 포커스를 두지 않고 같은 선에서 출발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한화는 장차 두 선수를 구대성과 류현진을 롤 모델로 두고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김범수는 체구가 크지 않지만 구대성과 던지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김민우는 체격부터 류현진과 많이 닮았다"고 기대했다. 김범수는 작은 체구에도 좌완으로 정교한 제구와 두둑한 배짱이 강점이며 김민우는 고교생답지 않은 하드웨어를 자랑하는 우완 강속구 파워피처다.
한편 한화는 10라운드에 지명했으나 연세대로 진학을 결정한 서울고 박윤철과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한화 관계자는 "2차 지명을 받았으니 4년 뒤에도 1차 지명대상이 될 수 없다. 4년 뒤 지명을 기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SK에 지명된 유신고 남지훈, 두산에 지명된 군산상고 이유후에 이어 10라운드 지명자 고교 투수 3명이 프로 입단 대신 대학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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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김민우.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