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람이 끝내 금메달의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신아람이었기에, 상대가 중국이었기에 더 아쉬웠던 은메달이었다. 끝이 아니다. 다시 피스트에 오른다.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눈다.
'1초의 눈물' 신아람이 아시아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3번째 도전에서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노렸지만 끝내 산됐다. 세계랭킹 9위인 여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 2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서 '강적' 중국(2위)에 19-43으로 완패했다.
여자 에페는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김미정 김희정 이금남 현희) 우승 이후 지난 두 대회서 각각 은메달,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2년 만에 단체전 정상을 겨눴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신아람에겐 더 특별했을 결승전 무대다. 나가는 국제대회마다 아쉽게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신아람의 아시안게임 첫 출전은 2006년 도하 때였다. 박세라 정효정 최은숙과 함께 결승 무대에 올라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4년 전 광저우에선 박세라 오윤희 정효정과 함께 동메달의 아쉬움을 삼켰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아픔의 무대였다. 개인전 준결승에 올랐지만 오심으로 '1초의 눈물'을 흘렸다. 단체전서도 마지막 고비였던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절치부심, 이번 대회 개인전에 출전했지만 또 중국 선수에 막혀 은메달을 받아들었다.
신아람은 이날 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한 번도 금메달을 얻지 못했다. 꼭 따고 싶다"며 정상에 대한 간곡한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매번 아픔을 안겼던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신아람의 얼굴은 내내 어두웠다. 쉽사리 미소를 짓지 못했다. "초반부터 끌려가 경기 내내 밀렸다. 차이가 많이 나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다. 집중력을 높이려 했지만 힘에서 밀렸다. 많이 아쉽다"고 했다.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 그가 이내 희망을 얘기했다. 신아람은 "중국은 세계에서도 펜싱 강국이다.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못 땄지만 국제대회서도 못 따리라는 법은 없다.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다시 준비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2년 뒤 리우를 겨냥했다. 신아람은 "다음 아시안게임 땐 33살이라 출전이 힘들 것 같다. (남)현희 언니는 워낙 몸 관리를 잘했다"면서 "그래도 경기력만 유지된다면 오래하고 싶다. 일단 리우까지 보고 있다"고 했다.
'오뚝이' 신아람의 금빛 찌르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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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