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박태환-양학선, 개최국 부담감이 발목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9.26 07: 11

‘마린 보이’는 힘이 빠졌고, ‘도마의 신’은 날지 못했다. 세계적 기량의 태극전사들이 유독 안방무대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 체조의 간판스타 양학선은 25일 오후 7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도마 결승전에서 평균 15.200점을 받아 은메달에 머물렀다. 비슷한 시각 박태환은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초 다관왕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던 박태환은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다. 양학선도 은메달 두 개로 대회를 마쳤다.
도마 은메달을 딴 뒤 양학선은 “인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못 땄다. 많은 분들에게 죄송스런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감정이 격해진 그는 눈가에 촉촉한 눈물을 보였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모두 묻어나오는 표정이었다. 전날 마루와 링 결승에 출전한 양학선은 믹스트존을 거부하기도 했다. 취재진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

양학선에 대한 기대와 이에 따른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남동체육관에서 경기 전 양학선과 손연재가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란 내용의 주제가가 울려 퍼졌다. 누구도 그의 금메달을 의심치 않았다. 양학선을 보기 위해 수 천 명의 팬들이 몰렸다. 취재진도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그만큼 그는 스타였다.
다만 양학선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강박에 출전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경기 후 양학선은 “허벅지가 아프다. 어깨가 아파 도마에 집중을 못했다”고 토로했다. 양학선은 심신이 지쳐 있었다.
박태환도 마찬가지였다. 안방에서 반드시 금을 따야한다는 부담을 갖고 출전했다. 이는 박태환에게 독이 됐다. 그는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연패를 달성하지 못하고 동메달에 그치자 “국민들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다”고 고백했다.
아무리 세계적인 스타들이라도 심리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마냥 이점이 될 줄 알았던 안방에서 국제대회는 상상하기 어려운 부담감으로 돌아오고 있다. 과연 앞으로 경기를 남겨둔 태극전사들은 이런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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