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만큼이나 해설도 꼼꼼하고 빈틈 없는 철벽 방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철벽 수비로 온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던 송종국이 축구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후, 오지랖 해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 전반에 걸쳐 어디 하나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쏟아내는 친절한 해설이 안방극장을 끌어당기고 있다.
송종국은 지난 2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과 홍콩 축구 대표팀의 16강전에서 캐스터 김성주, 해설위원 안정환과 함께 중계에 나섰다. 브라질 월드컵 때 호평을 받았던 3인방은 또 다시 중계를 책임졌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70여일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아빠 어디가’ 3인방 해설은 유쾌하면서도 흥미로운 정보들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송종국의 세밀하고 꼼꼼한 해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안정환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일침을 가하거나 조언을 하며 양념 해설을 한다면, 송종국은 빈틈을 채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정환이 공격형 해설을 한다면, 송종국은 수비형이었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지만 사실 해설 자체가 원체 오지랖을 필요로 한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밀한 해설로 경기의 몰입도를 높였다. 송종국은 김성주와 함께 경기 흐름을 짚어주는 역할과 앞으로의 경기 관전법을 제시하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약체 홍콩을 상대로 고전한 대표팀 선수들에게 “경기가 풀려지지 않을 때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을 넣으면 좋은데 후반전에 고칠 필요가 있다”, “수비를 끌어내려야 한다”, “1대 1로 비길 수 있으니 정신을 차리고 임해야 한다”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어렵지 않은 쉬운 그라운드 친화형 설명이 송종국의 강점이었다. 특히 상대팀인 홍콩 선수들의 움직임도 칭찬을 하며 균형 잡힌 해설을 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선수 출신답게 경기의 흐름을 꿰뚫는 능력은 물론이고 친절한 설명으로 캐스터 김성주를 보완하는 역할까지 했다.
송종국은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해설위원으로 나서면서 본격적인 축구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해설위원 데뷔인 월드컵에 비해 노련해진 해설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송종국이 더 많은 해설 경험으로 차범근을 잇는 해설 대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날 ‘아빠 3인방’ 중계진은 한층 뛰어난 호흡으로 축구 팬들의 재미를 높였다. 김성주는 두 해설위원과 조화를 이루는데 있어서 빈틈 없는 진행을 했다. 안정환은 김판곤 감독과 현역 시절 함께 뛰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다혈질이다. 화도 잘 낸다”고 특유의 재담을 쏟아내거나, 선수들에게 따끔한 일침과 선배로서의 조언을 오고가며 90분을 함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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