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캡틴!'.
뉴욕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41)는 역시 마지막까지 영웅다웠다. 마지막 양키스타디움 홈경기에서 끝내기 안타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스타 본능을 자랑했다. 양키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로 "데릭 지터!"를 끊임없이 외치며 영웅의 마지막 홈경기를 아름답게 빛냈다.
지터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2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양키스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양키스이지만 의미있는 승리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는 지터의 마지막 양키스타디움 홈경기. 경기 전부터 지터를 향한 관중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고, 지터는 첫 타석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0-2로 뒤진 1회 무사 1루에서 볼티모어 선발 케빈 가우스먼의 5구째 95마일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좌중간 빠지는 2루타를 쳤다.
1루 주자 브렛 가드너를 여유있게 불러들이는 1타점 적시 2루타. 이어 지터는 후속 브라이언 매캔 타석에서 가우스먼의 폭투가 나오자 2루에서 3루로 재빨리 파고들었다. 슬라이딩으로 3루에 진루하자 관중들은 또 한 번 들끓었다. 지터는 상대 2루수 켈리 존슨의 실책 때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2회 수비에서는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존슨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1루로 던졌으나 악송구가 나와 실책을 범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타자 지미 파레디스의 타구는 침착하게 잡아 송구 아웃시켰다. 3회에는 아담 존스의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시키는 등 지터에게 두 번 실책은 없었다.
계속된 타석에서 지터는 2회 유격수 땅볼, 5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2-2 동점으로 맞선 7회 1사 만루에서 구원투수 라이언 웹의 2구째를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을 쳤는데 상대 유격수 J.J. 하디가 1루 대신 2루로 던지며 악송구를 범한 덕분에 2~3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야수선택 및 실책으로 처리된 덕에 지터는 타점을 하나 더 추가했다.
영웅은 마지막 순간에 빛났다. 양키스는 5-2로 리드한 9회초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슨이 홈런 2방을 맞고 3실점하는 바람에 5-5 동점을 허용했다. 경기는 9회말로 들어갔고, 지터를 위한 마지막 찬스가 마련됐다. 호세 피렐라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브렛 가드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지터가 타석에 들어서자 드라마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지터는 에반 미크의 초구 가운데 몰린 86마일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밀어쳤고, 타구는 우측으로 총알처럼 빠져나갔다. 2루 주자 앤토안 리차드슨이 재빨리 홈으로 들어오며 지터의 끝내기 안타가 완성됐다. 지터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고, 양키스 선수들은 그를 둘러싸며 함께 기뻐했다.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버니 윌리엄스, 앤디 페티트, 조 토리 감독 등 그와 함께 한 양키스 레전드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지터의 마지막 홈경기 장면을 바라봤다.
끝내기 안타로 양키스타디움에서 마지막을 화려하게 빛난 순간, 관중들은 양키스타디움이 떠나갈 정도로 박수를 치며 지터에게 경의를 표했다. 지터도 끝내기의 기쁨을 만끽한 뒤 마지막으로 양키스타디움 베이스를 돌며 모자를 벗어 홈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답례했다. 지터는 27~29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지막 3경기를 끝으로 화려했던 20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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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