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고별전 끝내기' 지터, "꿈꿔온 것 이상의 순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26 14: 31

"내가 꿈꿔온 것 이상이다".
뉴욕 양키스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41)가 양키스타디움에서 마지막 경기를 끝내기 안타로 장식하며 스타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 9회 1사 2루에서 우측에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며 홈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무슨 영화나 만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었다. 양키스는 8회까지 5-2로 넉넉하게 리드했다. 지터에게 홈경기 마지막 타석은 7회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슨이 홈런 두 방 포함 3실점을 허용하며 동점이 됐고, 9회말 1사 2루 끝내기 찬스가 지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터는 초구를 공략,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터는 "내가 꿈꿔온 것 이상의 순간이었다. 정말 짜릿했다"며 "울지 않으려 했다. 솔직히 오늘 내가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즐거운 날들을 보냈다.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계속 플레이할 수 있었다.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터를 향한 동료들의 찬사도 끊이지 않았다. 체이스 헤들리는 "마치 영화 같았다. 다른 누군가라면 놀랄 것이지만 지터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로도 지터의 끝내기 안타에 대해 "만화라고 해도 지나치다. 그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치로는 "인간은 누구나 결점이 있기 마련인데 지터에게는 결점이 없는 게 결점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쉽게 승리를 놓쳤지만 지터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선발 구로다 히로키도 "승부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오늘은 지터의 경기였고, 그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터는 갖고 있는 게 다르다"고 찬사를 보냈다.
1995년 지터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 양키스 감독을 맡아 주전 유격수로 발탁했던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적장으로서 제자의 마지막 홈경기를 함께 했다. 쇼월터 감독은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라. 앞으로 이런 장면은 많이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패배에도 덕담을 건넸다. 볼티모어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지터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고 박수를 보냈다.
지터에게는 마지막 홈 고별전에서 홈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으로 끝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캡틴이고 영웅다웠다. 이제 지터에게는 27~29일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지막 3경기가 남아있다. 홈 고별전에 이어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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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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