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인천시청)이 동생 쑨양(중국)에게 생일 선물을 미리 받았다.
박태환은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에 출전해 자신의 아시안게임 20번째 메달을 따냈다.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3번째 아시안 게임에서 총 20개의 메달을 따낸 박태환은 라이벌 쑨양으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 형인 박태환의 생일을 알고 축하한 것.

1989년 9월 27일 태어난 박태환은 쑨양에게 생일 케익을 받았다. "태환아 생일축하해"라며 반말이 섞인 케익이었다. 하지만 동반자로서 받은 마음이라 박태환은 더욱 기뻐했다.
그동안 박태환과 쑨양은 경쟁 뿐만 아니라 우정까지 나눴다. 치열한 경기를 펼친 뒤에는 서로 손을 들어주며 깊은 우정을 과시했다. 자유형 400m 결승에서도 쑨양은 우승을 차지한 뒤 옆 레인의 박태환을 찾아가 손을 들어줬다. 승자의 여유라기 보다는 '형'이자 자신의 우상인 박태환을 향한 예우였다.
비록 쑨양은 이번 대회 직전 찍은 광고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박태환에 대한 도발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만난 쑨양은 형 박태환을 따라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쑨양은 박태환의 스타일을 따라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전 헤드폰을 쓰고 입장하는 것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했다.
생일케익도 박태환의 생일을 알고 있던 쑨양이 준비한 것이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부탁해 생일 케익을 구했다. 단순히 경쟁자라면 선보일 수없는 마음 씀씀이다.
치열한 경쟁뒤에 남은 훈훈한 우정이 아시안 게임을 빛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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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