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소원을 말해요', 정규 편성? 진화가 필요해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9.27 06: 59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소원을 말해요'가 안방극장에 감동의 물결을 선사하며 첫 방송을 마쳤다. 뜨거운 감동이라는 과제를 무사히 완수한 '소원을 말해요'에는 정규 편성이라는 고지까지 웃음이라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소원을 말해요'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의 소원을 들어주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26일 첫 방송에서는 희귀 난치병에 걸린 7살 서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김성주, 김희철, 유영석, 재경 등 네 명의 MC가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서연이의 소원을 들어줬다. 그 과정에서 '소원을 말해요'는 서연이 뿐 아니라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소원을 말해요'는 충분히 훈훈했다. 눈물을 흘리며 감동받을 만한 장면들이 여러 번 등장했고, 방송 후 네티즌의 반응도 좋았다. 첫 방송의 주인공을 서연이로 선정한 것이 최고의 조건이었다. 서연이는 아프지만 밝고 발랄했고, 이런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네 명의 MC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진해서 서연이를 위해 겨울왕국 건설에 나선 것은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경이었다. 모두가 힘을 합쳐 7살 서연이가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만들자 안방극장에는 감동의 물결이 이어졌다.
그러나 문제도 있었다. 예능프로그램의 본분인 웃음이었다. '소원을 말해요'는 첫 방송인 만큼 다소 어수선했고 안정적인 웃음을 만들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SNS를 활용한 시민 모으기, 몰래카메라, 참가자 오디션 등 여러 아이템들이 쉴틈없이 등장했지만 프로그램의 무게를 잡아주지는 못했다.
'소원을 말해요'가 교양프로그램이었다면 호평만이 이어질 것이 당연했지만, 예능이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소원을 말해요'를 구성하는 큰 콘셉트인 서연이의 소원들어주기는 성공적으로 그려졌지만 그 과정은 다소 어설픈 모습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주는 감동은 분명히 존재했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진화의 필요성을 과제로 앉은 첫 방송이었다.
'소원을 말해요'가 정규 편성으로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감동이라는 토끼를 잡는 데에는 성공한 이 프로그램이 기회를 얻어 감동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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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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