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20, 연세대)가 한국체조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즈미르 헬케피나 스포츠홀에서 개최된 2014 리듬체조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결선에서 총점 70.933점(곤봉 17.800, 리본 17.833, 후프 17.950, 볼 17.350)을 기록해 최종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키예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본인이 세운 5위를 넘는 기록이다.
손연재는 곤봉, 리본, 후프에서 차례로 17.800이 넘는 고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마지막 볼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친다면 71.500점을 돌파하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하지만 손연재는 볼을 높이 던져 등 뒤로 받는 과정에서 수구를 놓쳐 점수가 크게 깎이고 말았다. 화룡점정을 앞둔 상황에서 옥에 티가 나온 셈이었다.

개인종합 우승은 75.266점을 기록한 야나 쿠드랍체바(27, 러시아)에게 돌아갔다. 마르가리타 마문(19, 러시아)은 74.149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은 72.449점의 안나 리자트디노바(21, 우크라이나)가 차지했다.
만약 손연재가 실수 없이 완벽하게 연기를 했다면 동메달을 딸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아니다. 4위 손연재와 3위 리자트디노바의 점수 차는 1.516점이었다. 손연재가 완벽한 연기를 펼쳤더라도 도저히 뒤집을 수 없는 차이였다.
이제 세계랭킹 5위 손연재는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엘리트 선수로 성장했다. 다만 세계 톱3와는 여전히 격차가 컸다. 쿠드랍체바, 마문, 리자트디노바는 실수를 하더라도 18점을 넘기는 엄청난 실력을 선보였다. 심지어 이들은 19점을 넘긴 완벽한 연기도 여러 차례 나왔다. 베스트 컨디션을 발휘해도 18점을 넘지 못한 손연재에게 이들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던 셈이다.
물론 손연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손연재는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17.966을 받아 한국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냈다. 그렇다면 앞으로 손연재가 세계무대 개인종합에서 입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손연재는 ‘마의 18점대’를 돌파하고 4개 종목에서 모두 퍼펙트 연기를 펼쳐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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