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여기서 빛난다(Diversity Shines Here)’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슬로건이다.
45억 아시아인들의 축제 인천 아시안게임을 더욱 빛내주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바로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을 주관하며 메달리스트들의 감동적인 소감을 여러 언어로 전하는 프레스매니저(Press Manager)들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사격종목이 열리는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프레스매니저로 근무하는 최선아(22, 숙명여대3) 씨를 통해 프레스매니저의 24시를 들여다봤다.
프레스매니저란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을 주관하는 전문통역요원을 말한다. 아시안게임 공식 언어 영어에 능통한 인재들이다. 이들은 국내외 언론의 질문과 선수들의 소감을 영어로 전달해 원활한 기자회견이 진행되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시상식 의전활동도 이들에게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간단한 통역봉사를 하는 자원봉사자들과 달리 일정기간 정식으로 채용된 이들은 더욱 심층적인 통역을 하는 전문요원으로 보면 된다.

최선아 씨는 “지인이 공고모집을 보고 추천해줬다. 재미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 영어면접을 보고 합격해서 프레스매니저로 활동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유학을 한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능숙하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국제대회서 기자회견을 주관한다는 것은 대학생신분임을 감안할 때 흔치 않은 경험이 분명하다.
프레스매니저들은 메인프레스센터(MPC) 주변 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다. 각자 맡은 경기장으로 출근해서 하루 업무를 소화한 뒤 밤늦게 숙소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바쁘게 업무를 보다보면 차갑게 식은 도시락으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최선아 씨는 “집이 멀어 단체로 숙소생활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있다. 사격 전문용어도 공부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세계 각국의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어려운 일도 많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메달리스트들이 기자회견장에 왔는데 팀매니저가 불참해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등 돌발상황도 발생한다. 하지만 며칠 동안 일하면서 노련하게 대처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한다. 최선아 씨는 “현장에서 생기는 돌발상황 대처가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기자회견을 잘 마치면 보람을 느낀다. 특히 선수들이 기뻐할 때 나도 기뻤다. 진종오 선수를 가까이서 본 것도 기억에 남는 일”이라며 밝게 웃었다.
아시안게임은 선수들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큰 경험과 자산으로 남는다. 최선아 씨는 “아직 대학생이라 구체적인 진로를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스포츠미디어분야에서 글로벌한 경험을 쌓았으니 다른 분야에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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