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계약이 또 끝났다. 뉴욕 양키스 베테랑 투수 구로다 히로키(39)가 올 시즌 모든 일정을 마치며 다시 FA가 됐다. 양키스를 떠나거나 아예 은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로다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졌다. 마무리 데이비드 로버슨의 블론세이브로 승리는 놓쳤지만 8이닝 3피안타(2피홈런)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8이닝과 9탈삼진은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캡틴' 데릭 지터가 양키스타디움 마지막 홈경기에서 9회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구로다는 "오늘은 내가 아닌 지터의 날이다. 승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지터는 그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며 자신의 승리가 날아간 것보다도 동료의 화려한 마지막 홈경기에 함께 기뻐했다.

하지만 지터 뿐만 아니라 구로다에게도 양키스에서 던지는 마지막 경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1년 계약이 끝나는 구로다는 언제든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은퇴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구로다의 성격을 볼 때 더 이상 힘들 것 같으면 과감하게 은퇴를 결정할 수도 있다.
뉴욕 지역지 '뉴욕포스트'도 이날 경기 후 '구로다에게 마지막 경기일까'라는 제목하에 구로다의 거취와 관련된 전망을 내놓았다. 아직 구로다는 2015년 투구 여부를 결정짓지 않았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바로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 있으니 앞으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구로다는 29세가 아니다. 시즌이 끝난 뒤에 결정하게 될 것이다"며 그의 마음을 헤아렸다. 구로다는 지난 3년 동안 1년씩 계약하며 선수생활 연장 여부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몇몇 구단 관계자는 구로다가 떠날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구로다에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많이 풍겼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보고 싶다"고 전했다. 구로다 역시 "항상 경기에 나설 때마다 내 자신에게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던진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대로 은퇴하기에는 성적이 아깝다. 올 시즌 양키스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2경기에서 팀 내 최다 199이닝을 소화한 그는 11승9패 평균자책점 3.71 탈삼진 146개로 건재를 과시했다. 특히 9월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81로 지치지 않는 체력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올 시즌 양키스에서 데뷔한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도 구로다의 잔류를 희망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다나카는 "구로다가 미치는 영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 시즌 내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시 그와 뛰기를 원한다"고 희망했다. 과연 구로다가 내년에도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까. 구로다의 선택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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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