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을 보며 ‘응답하라 2014’를 그리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9.27 13: 49

tvN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들이 배역의 얼굴을 벗고,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드라마 밖에서도 여전히 풋풋한 청춘의 얼굴. 연예인이라는 다소 특수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지만,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꿈을 향해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먼 훗날 ‘응답하라 2014’라고 이름 짓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평범한 청춘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는 방비엥에서의 천국 같은 시간을 마무리하고 루앙프라방을 향해 가는 유연석-손호준-바로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세 사람은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는 방비엥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버기카를 빌려 소똥이 섞인 흙탕물을 뒤집어쓰면서도 너무 즐거워 어쩔 줄 몰라 하는 세 ‘꽃거지’의 모습은 활기차고 유쾌했다.

세 청춘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외국인 친구들이 초대한 파티에 갔다. ‘썸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또 파티에 가기에 앞서 거금을 들여 왁스를 사거나 예쁜 여자들을 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내 스타일이다”라고 수다를 떠는 모습에서는 20대 청춘들의 재기발랄함이 묻어났다.
한편으로는 편안하게만 살아왔을 것 같은 세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펼쳐져 공감을 사기도 했다. “나는 워낙 주눅 들게 살아왔다”고 말하는 손호준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따르는 편이었다. “야망이 없느냐”고 묻는 제작진에게 손호준은 "물론 성공은 하고 싶다, 나는 유노윤호가 없었으면 굶어 죽었다"며 절친한 동생 동방신기 유노윤호를 언급,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그 때는 돈이 없었으니까. 나는 항상 받으면 돌려줘야한다. 너무 많이 받아서 돌려주려면 지금보다는 더 성공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성공을 해야 하는 이유가 많이 받은 것을 돌려주기 위함이라는 손호준의 순수하고 겸손한 발언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바로와 유연석도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바로는 연예인 활동을 하고 난 후 처음 정산을 받은 돈을 모두 부모님께 드렸던 사실을 밝히며 “부모님이 우시는 걸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형들 앞에서 마냥 애교만 부리던 그가 보인 의외로 속 깊은 면모가 반전을 줬다. 유연석 역시 자신이 드린 카드로 조금 더 비싼 음식을 먹고 “아들 덕분”이라고 말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응답하라 1994' 속 칠봉이(유연석), 해태(손호준), 빙그레(바로)는 20년 전 청춘들의 군상을 담고 있어 많은 당시를 추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짝사랑 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지방에서 올라와 이리저리 실수도 하고, 진로에 대해 방황을 하기도 했던 정겨운 캐릭터들은 이제 '꽃보다 청춘'에서 좀 더 실감나는 모습으로 부활했다. "부모님의 집을 사드리고 싶다", "너무 많이 받아 돌려주려면 성공해야 한다"며 꿈을 꾸는 2014년 칠해빙의 모습은 동시대 청춘들의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한편 '꽃보다 청춘'은 연예인의 해외 배낭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윤상-유희열-이적에 이어 유연석-손호준-바로의 라오스 여행기를 담는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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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청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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