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양궁] '金2-銀1 초석' 신현종 감독 노력, 하늘에서 결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9.27 16: 22

한 스승 아래서 배운 두 제자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무대에 나란히 섰다. 스승의 노력은 하늘에서 결실을 맺었다.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 금메달 결정전은 한국 선수들 간의 대결이었다. 단체전에서 김윤희(20, 하이트진로)와 금메달을 합작했던 맏언니 최보민(30, 청주시청)과 석지현(24, 현대모비스)은 결승에서도 만났다.
결승에서는 최보민이 144-143로 석지현에 승리했다. 최보민은 금메달 2개로 이번 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다. 석지현 역시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었다. 한 국가가 최대 3개(금 최대 2개)의 메달을 딸 수 있는 여자 컴파운드 종목에서 한국은 가장 좋은 색깔의 메달 3개를 챙겼다.

경기 결과봐도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온 선수들의 이야기가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터키 안탈리아에서 있었던 세계선수권 기간 중 뇌출혈로 신현종 감독이 별세하면서 이들은 정신적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신 감독이 경기 도중 경기장에서 쓰러져 세상을 떠났기에 이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그래서 개인전 준결승과 결승이 펼쳐지기 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에도 이들은 신 감독에 대한 이야기밖에 하지 않았다. 단체전에서 후배들을 이끌었던 최보민은 “경기 전에 지현이와 대화를 하면서 감독님이 하늘에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신 감독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이들에게 경기장 안은 물론 밖에서도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최보민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충격이 컸다. 감독님이 아니라 아버지처럼 생각했던 분인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힘들었다”는 것이 최보민의 회상.
석지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석지현은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컴파운드를 시작하면서부터 신 감독님과 가까이 지내고 아버지처럼 모셨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휴대폰 번호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잠시 쉬러 가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이 왔지만, 이들은 시련을 이겨내며 신 감독이 가장 원했을 방법으로 스승의 가르침에 보답했다. 신 감독의 영전에는 2개의 금메달, 그리고 은메달 하나가 놓이게 됐다.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컴파운드 경기에서 신 감독의 제자 외에는 누구도 신 감독의 제자를 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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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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