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가 천신만고 끝에 난적 필리핀을 잡았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결선리그 H조 2차전에서 필리핀을 접전 끝에 97-95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에 패한 통쾌한 복수를 했다. 한국은 28일 카타르마저 꺾을 경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패한 필리핀은 탈락이 확정됐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먼저 필리핀 농구 엄청 잘하네요”라며 식은땀을 훔쳐냈다. 그제야 이겼다는 것이 실감나는 모양이었다. 유 감독은 “필리핀이 오늘 같이 들어가면 이기기 불가능한 경기였다. 슛률이 좋았다. 준비했던 지역방어 안됐다고는 생각 안했다. 필리핀이 거리에 상관없이 던지는데 방법이 없없다. 전반에 필리핀의 정신력이 돋보였다면 후반에 우리 정신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겼지만 불안한 경기였다. 한국은 문태종이 38점으로 터져주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승리를 내줄 뻔 했다. 유 감독은 비장의 카드 지역방어가 통하지 않은 것에 “3-2, 2-3 다 써봤는데 안 됐다. 필리핀 슛 컨디션에 지역방어가 안 되겠다 싶어 맨투맨 압박으로 바꿨는데 반격기회가 생겼다. 문태종의 슛감각이 좋아 분위기를 죽지 않고 살려낼 수 있었다. 믿지 않았던 양희종까지 같이 합세해줘서 분위기 살아났다”며 기뻐했다.
이제 한국은 28일 카타르를 잡는다면 조 1위로 준결승에 간다. 카타르 전에 대해 유 감독은 “카타르가 리치가 길고, 신장과 힘이 있다. 포스트 1대1도 있고 외곽도 좋다. 다만 존을 깨는 것은 약하다는 생각한다. 내일도 지금 쓰는 수비 중 잘되는 것을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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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