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계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은 사회인선수(실업선수) 위주로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를 꾸린다. 과거에는 프로입단 직전의 선수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위협적인 전력이었지만, 이번 대회에는 비교적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가 출전하면서 자국에서의 관심도 더욱 멀어졌다. 일본은 27일 대만과의 4강전에서 4-10으로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까지 밀렸다.
일본 야구계에서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를 주목하는 이유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때문이다. 강정호(넥센), 김광현(SK) 등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준높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대회는 아니지만, 낯선 선수들과 상대하는 국제대회는 스카우트들에게 반드시 점검해야 할 포인트다.
27일 일본 '닛칸겐다이'는 27일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을 조명하면서 '일본은 사회인선수 위주로 꾸려져 메이저리그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없지만, 한국은 프로 최고레벨의 드림팀이다. 이 가운데 김광현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광현 뿐만 아니라 강정호 역시 점검 대상이다.

김광현은 28일 결승전 선발로 내정되어 나오지 않았지만, 강정호는 또 홈런을 가동하면서 제대로 무력시위를 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좌익수 방면 안타로 감각을 조율한 강정호는 1-1로 맞선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중국 두 번째 투수 치찌핑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이번 대회 두 번째 홈런이다.
이날 해설을 맡은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태평양을 건너게 할 홈런이다. 태평양을 바로 건너면 다저스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시애틀이 될 수도 있다"는 말로 강정호의 홈런에 의미를 부여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중국선수를 상대로 강정호가 홈런을 쳤다고 감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올해 꾸준히 강정호를 추적하고 있었는데, 아시안게임 휴식기 돌입 전 부상 때문에 12경기나 결장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더욱 열을 올려 그를 지켜보고 있다.
어쨌든 강정호는 홈런으로 스카우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가고 있는 강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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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