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의 뼈아픈 실수가 훌륭한 예방주사가 될 수 있을까.
한국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상대해 7-2로 승리했다. 4전 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목표인 금메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다시 만난 대만을 한 번 더 꺾으면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하지만 대만전에 들어가기 전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다. 주루 플레이도 그렇다. 이날 한국은 초반 주루 플레이에서 2차례나 실수를 범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 2번의 주루사가 모두 홈과 홈 부근에서 일어난 것이라는 점이 뼈아팠다. 초반부터 경기를 쉽게 전개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한국은 중반까지 주도권을 쥐고도 2-2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우선 선취점의 기회가 상실됐다. 1회말 2사에 김현수의 볼넷과 박병호 타석 때 나온 3루수 실책으로 한국은 1, 2루 찬스를 잡았고, 이후 강정호의 좌전안타가 터졌다. 이때 김현수가 다소 편하게 생각한 것이 문제였다. 슬라이딩을 하거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치지 않은 2루 주자 김현수는 정확히 홈으로 들어온 송구에 태그 아웃당했다. 상대 야수를 칭찬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2회에도 소중한 아웃카운트가 허비되어 대량득점의 길이 막혔다. 1사 만루에서 민병헌이 우측 담장 가까이 가는 2루타를 날려 한국은 최소 2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황재균이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미처 홈까지 들어오지 못했고, 3루와 홈 사이에서 아웃당했다. 2점 앞선 1사 2, 3루가 되어야 할 상황은 1점 앞선 2사 2, 루가 됐고, 한국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해 중반까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 2번의 주루플레이는 지금까지 치른 경기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야수들이 수준 이하의 수비를 보이는 팀들과 상대하다 보니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에 대한 판단력이 무뎌졌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쉽게 뛰고 쉽게 득점했으나,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 2번의 실패는 남은 대만과의 승부에서 한국 선수들이 조금은 긴장감을 갖고 신중하게 선택에 임할 수 있게 하는 각성제가 될 수도 있다. 대만전에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이날 있었던 일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좋은 예방주사일 뿐이다.
다행히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5회말 박병호의 도루와 나성범의 도루에 이어 상대 실책을 틈탄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4-2를 만들었다. 그리고 6회말 박병호의 홈런이 터지며 7-2로 달아난 끝에 승리했다. 대만전에도 이렇게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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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