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의 정경호가 상남자와 자상남의 반전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끝없는 사랑'에서 정경호가 분한 한광철은 쉽사리 종잡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나쁜 의미는 아니다. 그가 거친 상남자인지, 혹은 장난기 많은 자상남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 서인애(황정음 분)이 어디서 무얼 하든 나타나는 그는 그야말로 '두 얼굴의 히어로'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도 극과 극을 넘나드는 광철의 매력은 계속됐다. 광철은 인애를 고문했던 일당들을 추적하며 거친 남자의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박영태(정웅인 분)의 꼬리를 잡기 위해 일부러 가석방을 도와준 영태의 부하에게 "너 같은 놈들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한 눈빛과 어조로 남자를 제압하는 광철은 긴 말 없이도 강한 남자였다.

또한 광철은 다혈질과 냉정함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다. 영태가 세운 유령회사 대륙상사의 트럭을 잡아낸 그는 인애를 고문했던 또 하나의 범인과 맞닥뜨렸다. 그러나 그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아냈다. 이를 갈며 남자에게 녹음기를 내민 그는 인애가 겪었던 참상들을 기억했다. 그럼에도 그는 냉정을 되찾고 "이들을 죽이겠다" 다짐하며 후일을 도모했다.
이렇듯 거친 광철이 등장했다면, 다정한 아빠 그리고 순정남 광철도 있었다. 광철은 대외적으로는 자신의 딸, 그러나 사실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인애의 딸 에스더를 친부처럼 돌봤다. 에스더 앞에서 그는 다정하기 그지없는 아빠였다. 에스더와 놀아주는 광철의 모습은 영태의 뒤를 캐는 광철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에스더 앞에서 인물 특유의 장난기를 드러냈다.
1회부터 계속돼온 광철의 순정도 이어졌다. 그는 인애가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일을 당했든 인애의 편이었다. 현 정부에 반기를 드는 인애의 일을 계속 돕고 있는 것 또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와 인애를 위해서였다. 그는 언제나 인애 곁에서 그만을 바라봤다.
이처럼 완벽해 보이기만 하는 광철을 연기하는 정경호는 자유자재로 변신 중이다. 강렬하고 때론 냉정한 눈빛을 했던 정경호는 어느새 딸바보가 됐다. 광철이 '멋진 남자'로 그려지자 정경호 또한 '멋진 연기'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한편 '끝없는 사랑'은 90년대 전후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치열하게 살아 낸 주인공들의 꿈과 야망,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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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