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금메달까지는 딱 1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그 한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 있다. 선발로 나설 김광현(26, SK)과 대표팀 중심타선과 내야를 책임질 강정호(27, 넥센)다. 금메달과 함께 해외진출을 타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한 수 위의 전력을 뽐내며 7-2로 승리,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이제 대표팀은 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문학구장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온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예선 두 번째 경기 상대였던 대만은 당시 우리가 콜드게임으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보다는 더 나은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가 앞서 있음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얕볼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축될 필요도 없다. 그런 대만 격파의 선봉장으로 나서는 선수가 김광현과 강정호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어린 축에 속했던 두 선수는 이제 어엿한 베테랑이 돼 동료들을 이끄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김광현은 이날 선발로 일찌감치 내정됐다.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가 결승전에 나선다는 류중일 대표팀의 구상 때문이다. 22일 태국과의 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모든 것을 이날에 맞춰놓고 기다렸고 이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일만이 남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광현이지만 이런 국제 토너먼트 무대 결승에 서는 것은 많지 않았던 경험이다. 자신의 화려한 경력에 값진 한 줄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다.
강정호는 중심타선을 이끈다. 강정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우려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끄떡없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2개의 홈런을 쳤고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이 투수들을 총동원할 까닭에 한국으로서는 초반 팽팽한 투수전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 방과 해결 능력이 있고 대만에 강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강정호는 든든한 자산이다.
두 선수도 각오가 남다르다. 반드시 금메달을 따 국위선양과 한국야구의 힘을 떨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로 뭉쳐 있다. 여기에 두 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진출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은 금메달을 딸 경우 포스팅시스템 자격을 얻고 강정호는 올 시즌을 마치면 역시 포스팅시스템에 도전할 수 있다. 가능성은 높은 것을 떠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미 많은 스카우트들이 두 선수의 기량을 확인하고 갔다. 두 구단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두 선수는 해외로 나가기 전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아무래도 해외에 나가면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이번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금메달과 함께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을까. 두 선수의 전의가 더 타오를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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