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마마’ 송윤아가 보여준 연기의 정석, 이게 배우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9.28 09: 08

드라마를 볼 때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몰입은 와장창 깨지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배우 송윤아는 ‘마마’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이자 아들을 지독히도 사랑하고, 자신에게 상처를 받은 친구 문정희에게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한승희라는 인물 그 자체다. 송윤아가 아닌 한승희로 보이는 것, 연기의 정석을 송윤아가 보여주고 있다.
송윤아는 현재 MBC 주말드라마 ‘마마’를 통해 매회 안방극장을 가슴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이 드라마는 현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20%의 시청률 돌파를 향해 가열차게 달려가는 중. 다소 진부한 설정에도 ‘마마’는 주요 캐릭터의 수긍 가능한 행동, 공감 가능한 이야기(물론 불륜녀와 시어머니의 아들 집착 등 갈등 요소는 극의 재미를 위해 자극적이고 개연성이 없지만)에 힘입어 재밌는 주말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방송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를 통해 6년 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송윤아의 연기력이 새삼스럽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마마’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 한승희가 자신의 아들 한그루(윤찬영 분)를 전 남자친구 문태주(정준호 분)의 가족에게 맡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오해, 그리고 태주의 아내 서지은(문정희 분)과의 우정을 담고 있다.

지난 27일 17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지은이 승희와 태주의 관계, 그리고 그루의 친아버지가 태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분노에 사로잡혀 승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동안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온 두 여자가 겪는 아픔과 고통이 절절하게 담기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죽음을 앞두고 그루와의 이별에 아픔을 겪고 있는 동시에 지은에게 상처를 안겼다는 사실에 죄책감까지 휩싸인 승희는 이날 지독히도 울었다.
그동안 완벽주의적인 성격에 강단 있었던 승희는 온데간데없었다. 태주에게 시한부 인생임을 고백하며 “난 늘 행복한 순간 엉망이 된다”며 아파하고, 지은의 모진 독설에 눈물을 흘리는 승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동안 시한부 인생에도 한없이 강하게 자신을 다졌던 승희가 지은이 진실을 아는 순간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배우 송윤아의 힘을 느끼게 한다.
눈물을 흘리는 순간에도 승희는 연약하지 않았기에 더욱 가슴 아팠는데 송윤아는 이 같은 승희가 가지고 있는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모성애로 안간힘을 쓰며 위암과 투병하는 강한 엄마, 늘 혼자였기에 언제나 세상과 맞서야만 했던 외로운 여자 승희는 송윤아라는 배우를 만나 시청자들에게 수긍 가능하게 다가왔다. 왜 지은에게 자신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 가슴 아픈 상처를 입나, 왜 지은에게 혼외자식인 그루를 떠넘기려 하나, 이런 기본적인 의문조차도 들지 않게 송윤아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서 송윤아가 가진 연기의 장점이 발휘된다. 인간 송윤아, 진짜 엄마 송윤아, 그리고 스타 송윤아가 아니라 승희라는 인물에 몰입했고 이 같은 높은 몰입도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송윤아가 아닌 승희로 보게 했다. 적어도 ‘마마’를 보는 순간에는 말이다. 캐릭터에 맞게 변신하는 것, 그리고 대중을 그 캐릭터에 빠지게 하는 것, 그래서 작품이 가진 소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배우의 정석이고 송윤아는 언제나처럼 정석을 걷고 있다.
사실 송윤아는 발음이 정확해 이야기 전달력이 뛰어나고, 어느 배우들처럼 화려하게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어떤 캐릭터를 표현해도 녹아드는 힘을 가진 배우. 6년간 공백기를 가졌기에 잠시 잊었던 송윤아라는 배우가 가진 뛰어난 연기력을 ‘마마’를 통해 다시금 확인하게 하고 있다.
jmpyo@osen.co.kr
'마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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