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박준형, 예능서 뜨다니 말이 되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9.29 07: 02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배우 송일국, god 박준형이 예능 늦둥이로 급부상했다. 얼핏 생각하면 예능과는 쉽사리 매치가 되지 않는 이들, 그러나 각각 육아와 홈 쉐어링을 소재로 한 관찰 예능에서 핵심 멤버로 활약 중이다. 송일국은 희소가치가 더 빛나고 박준형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송일국과 박준형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와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이하 룸메이트)에 고정 출연 중이다.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두 경쟁작은 나란히 생각지 못했던 출연자를 발탁해 그 어느 때보다 큰 동력을 얻은 느낌. 카리스마 배우로 꼽히던 송일국은 '슈퍼맨'에서 세쌍둥이 대한-민국-만세를 안고 업은 이른바 '삼둥이 아빠'의 고초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준형은 god의 전성기 시절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엉뚱하고도 이질적인 매력이 폭발, '룸메이트' 시즌2에서 기대이상의 웃음을 선사한다.
사실 송일국과 박준형은 요즘 예능 트렌드이기 때문에 탄생이 가능했던 인물들이다. 관찰 예능 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육아 예능은 '아빠' 송일국마저 TV 안으로 끌어들였다. 다작을 하는 배우도 아니었고 데뷔 후 작품 외엔 미디어 노출을 삼갔던 송일국은 배우나 연예인의 타이틀 대신 '세쌍둥이를 키우는 평범한 아빠'란 이름으로 예능에 진출했다. 그리고 웃음을 안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그저 아이를 돌보고 난관을 만나고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그 모습에서 인간미를 뿜어내기에 이른다. 멀게 느껴졌던 송일국은 '삼둥이 아빠'의 '송대장'으로 시청자들의 친근한 동지가 됐다.

이는 박준형도 마찬가지다. 오랜 외국생활로 여전히 서툰 한국말, 적지 않은 나이가 도무지 예능 프로그램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데 도리어 그래서 더 엉뚱하고 흥미롭다. god 전성기 시절 MBC '육아일기'를 대표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김태우 윤계상 데니안 손호영 등 다른 멤버들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던 입장은 아니었다. 당시 방송가 분위기상 거침없고 돌발적인 박준형의 면면을 오롯이 방송에 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대본이 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매력은 당연히 한정될 수밖에 없었고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매력도 제한적이었던 것. 마치 고무공처럼 이리 저리 튀어오르는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보다 '이상한 사람'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농후했다.
그러나 달라졌다. 지금 예능은 송일국과 박준형의 등장을 격하게 반기고 있다. 이들이 예능 선수가 아니라서, 그리고 쉽게 볼 수 없던 캐릭터라서 그 매력은 배가된다. 송일국이 삼둥이를 실은 수레를 끌고 박준형이 어눌한 한국말로 90년대 구식 개그를 구사하는 모습은 신선하다. 정제되지 않은 천연의 모습을 담담히 쫓는 관찰 예능이란 형식 자체는 이들에게 억지나 연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담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 이런 장치가 아니었다면 송일국과 박준형이 선뜻 예능 출연에 마음을 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 송일국은 대한-민국-만세와 함께 각종 CF와 화보를 섭렵 중이며 박준형은 '룸메이트' 외에도 tvN '오늘부터 출근'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자신의 주가를 높이고 프로그램의 인기도 견인하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 행보다.
배우와 가수라는 본업을 넘어 트렌디한 예능에서 그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는, 송일국과 박준형의 이야기가 쭉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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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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