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화 에이스는 믿고 쓰면 된다. 한화 에이스의 국제대회 거룩한 계보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 준결승전에서 7-2로 승리했다. 4회까지 2-2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지만 5회 구원등판한 한화 에이스 이태양이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친 데 힘입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첫 태극마크였던 이태양은 예선 태국전 1이닝 무실점에 이어 준결승 중국전 승부처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국제대회 첫 승. 한화 팀 내에서 유일하게 대표팀에 발탁된 이태양이 위기의 순간 대표팀 마운드에서 구세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화 에이스의 힘이 또 빛났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기 시작한 뒤로 국제대회에서는 유독 한화 에이스들의 투구가 돋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한화 마무리로 한 시대를 풍미한 좌완 구대성.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 3·4위전에서 선발등판, 9이닝 동안 무려 155개의 공으로 완투승하며 동메달을 견인했다. 구대성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구원으로 5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철벽 계투 위력을 뽐냈다. 국제대회 통산 10경기 3승 평균자책점 1.45.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다승에 빛나는 좌완 송진우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끌었다. 당시 3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1승1세이브를 올렸다. 특히 대만과 결승전에서 4-3 리드한 8회 1사 2루 위기에서 실점없이 막고 9회까지 책임지며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선발·구원 안 가린 전천후였다. 구대성-송진우의 바통을 넘겨받은 이가 바로 지금 메이저리그를 누비고 있는 류현진이다. 그는 2007년 올림픽 아시아예선 대만전 5이닝 2실점 선발승을 거두며 국제대회 첫 승을 올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예선 캐나다전 완봉승과 결승 쿠바전 선발승으로 2승 평균자책점 1.04로 위력을 떨치며 9전 전승 금메달의 수훈갑이 됐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예선·결승 모두 대만을 상대로 선발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역투했다. 중요할 때마다 류현진이 있었다. 구대성-송진우-류현진에 이어 한동안 에이스 계보가 끊길 뻔한 한화였지만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이태양이 한국리그를 넘어 아시안게임에서도 준결승 승리투수로 우뚝 섰다. 냉정하게 보면 선배들이 상대한 적보다는 수준이 낮은 팀이었지만 자칫 크게 꼬일 수 있었던 경기에서 침착한 투구로 경기 흐름을 가져온 것은 과연 한화 에이스다웠다. 믿고 쓰는 한화 에이스의 거룩한 국가대표 계보, 이태양이 그 위엄을 또 증명해 보였다. waw@osen.co.kr 구대성-송진우-류현진-이태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