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문' 웰메이드 사극 만드는 한석규의 힘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01 08: 17

SBS 새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 2회 방송 만에 월화극 시청률 1위에 오른 가운데 한석규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석규는 극 중 '정치9단' 영조 역을 맡았다. 백성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녔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세자 이선(이제훈)과 180도 다른 인물이다. 닳고 닳은 정치가로 묘사된다. 인자한 미소와 느긋한 태도를 취하지만 필요에 따라 기싸움을 벌이던 노론의 수장 김택(김창완)과 손을 잡는다. 순식간에 서늘한 눈빛을 드러내고, "선위하겠다"는 말로 아들을 시험한다.
그의 모습엔 광증이 묻어난다. 술과 육식을 멀리하고 근면한 왕이나 감정적이다.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강력한 왕권을 만들겠다는 강박증 탓이다. 탕약을 권하는 신료들을 거절하고, 어린 내관에게 사발을 내민다. 어린 내관이 "아니 된다" 말하자 "어린 내관조차 나를 무시한다"고 화를 낸다. 냉온을 가파르게 넘나드는 그의 성품을 말해주는 장면이자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신이다.

이처럼 한석규는 다소 괴팍한 인물인 영조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사 없이 표정 하나로 안방극장을 압도한다. 아들을 다정하게 바라보던 눈빛과 비밀을 지키기 위해 비정한 선택을 하는 얼굴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또한, 수많은 인물과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진 '비밀의 문'에서 그는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기획을 맡은 최문석EP는 "한석규에게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1990년 KBS 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이래 한석규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1996) '음란선생'(2006),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 , '비밀의 문'에 앞서 촬영을 마친 영화 '상의원'까지 총 4편의 사극의 출연했다. 24년이란 연기 활동 기간에 비해 편수는 적지만 대중을 만난 작품은 모두 성공을 거뒀다.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난 '다른 무엇'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석규 측 관계자는 OSEN에 " 전작인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과 차이를 주고자 세세한 부분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물 분석부터 촬영시 동선까지 현장에서 쏟아지는 그의 의견이 그 결과다. 끝없는 대본 탐구와 실제 기록 조사는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극의 구심점인 그의 이런 노력이 있어 극 전체가 살아나는 결과를 누르게 된 셈이다.
아직까진 광기 어린 모습을 주로 보여준 영조다. 이처럼 위태로운 심리의 이유가 드러나며 그는 다혈질의 성격이 닮았지만 다른 세상을 추구한 아들과 팽팽한 갈등을 보여줄 전망이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아들을 뒤주에 가두게 될지, 그 결과로 인해 그는 어떤 고통을 떠안게 될지는 '비밀의 문'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비밀의 문'은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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