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없었던, 그리고 다시 나올 수 없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한국 남자 리커브의 희망 오진혁(33, 현대제철)이 결승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남자 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자 리커브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한 한국 양궁은 8개 세부종목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오진혁은 용지웨이(중국)에 6-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개인전 결승까지 갔던 오진혁은 노골드 위기에 빠졌던 한국 남자 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자 선수들은 더 좋은 수 없는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양궁의 8개 세부종목 중 가장 마지막에 끝난 남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가져왔고, 여자 선수들이 리커브와 컴파운드 전 종목을 석권하는 등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당초 목표했던 8종목 석권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경쟁국들의 추격을 불허하는 기량이었다.
오진혁은 1세트와 2세트를 상대에 내주며 끌려갔다. 오진혁은 두 세트 연달아 27점을 쐈고, 각각 29점과 30점을 해낸 용지웨이에 0-4로 끌려갔다. 3세트에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세 개의 화살을 모두 10점 부분에 명중시켰다. 3세트를 가져간 오진혁은 2-4로 추격했다.
4세트와 5세트를 모두 이긴 오진혁은 한 편의 완벽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4세트를 28-27로 이긴 오진혁은 4-4를 만들었다. 그리고 운명의 5세트. 첫 두 발에서 19-18로 앞선 오진혁은 마지막 화살이 8점에 박혀 좌절하는 듯 했다. 그러나 용지웨이의 마지막 화살 역시 8점이 됐다. 한 발에 지옥에서 천당으로 온 오진혁은 아마도 양궁 역사상 가장 극적일 금메달을 얻어냈다.
앞서 진행됐던 정다소미와 장혜진의 여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전에서는 정다소미가 7-1로 승리에 2관왕이 됐다. 1세트는 정다소미가 우세했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정다소미는 1세트에 30점 만점을 쐈다. 반면 장혜진은 2번째 화살이 과녁의 8점 부분에 박혀 28점에 그쳤다. 정다소미가 2-0으로 앞서 나갔고, 2세트에서는 모두 29점을 기록해 2세트까지는 정다소미의 3-1 리드였다.

3세트에 정다소미는 승기를 잡았다. 첫 화살에 9점을 얻은 정다소미는 이후 2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켰다. 하지만 첫 발에 8점을 맞힌 장헤진은 뒤에 연속으로 10점을 쐈지만, 추격에는 실패했다. 정다소미는 5-1로 앞서 나가며 금메달을 사실상 굳혔다.
경기는 5세트까지 가지 않고 정다소미의 승리로 끝났다. 4세트 2발을 쏜 상황에 20-18로 앞선 정다소미는 실수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10점에 화살을 적중시켜 금메달을 확정했다. 차세대 신궁의 등장을 알리는 완벽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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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