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치기에는 한국이 장벽이었다."
또 다시 한국을 넘지 못했다. 카자흐스탄의 한국인 사령탑 윤태일 감독이 고국 한국팀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태일 감독이 이끄는 카자흐스탄 여자대표팀은 28일 인천 선학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30-4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카자흐스탄은 오는 10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중국전 패자와 동메달을 놓고 결전을 치른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02년 부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4대회 연속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2002년과 2006년은 한국에 막혀 연속 대회 준우승,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동메달 매치에서 한국에 졌다. 번번이 한국을 상대로 패한 것이다.
윤태일 감독은 "나름 한다고 했는데 준비가 부족했다. 부딪치기엔 한국이 장벽이었다. 게임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고 아쉬운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팀이 워낙 세계적인 팀이고 우리 선수들에게 핸드볼에 대한 잔기술, 테크닉이 한 수 위다"는 윤 감독은 "상대하기에 버거웠다. 아시안게임 목표는 지도자 모두 우승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결승까지 올라가는 것이었다. 준비한 것이 부족했지만 우리 선수나 한국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지도자로서 많은 것을 느낀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핸드볼 국가대표로 뛴 윤 감독은 지난 2004년 말부터 카자흐스탄 여자 대표팀을 맡아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06년에는 카자흐스탄 내 실업 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다시 카자흐스탄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조국 한국과의 경기는 외국에서 활약하는 사령탑에게 어떤 느낌일까. 윤 감독은 "한국에서 경기하면 심적으로 많이 부담된다"면서 "핸드볼 통해 헤택을 받은 사람이고 핸드볼로 '윤태일'이라는 사람은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심판받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한국에 오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에게 유독 다독이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에 윤 감독은 "훈련할 때는 야단을 많이 친다"면서도 "경기를 할 때는 야단 쳐봤자 할 수 없다. 그 선수가 그런 실수를 안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그런 실수는 하지 말자고 격려한다. 잘못 했어도 반복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한다. 그러면 선수들이 마음을 알아주고 열심히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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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