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박찬호, 김광현 투구에 아쉬웠던 점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8 21: 52

야구 대표팀의 선발로 중책을 맡았던 김광현(26, SK)이 초반 불안감을 잘 극복하는 듯 했으나 결국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박찬호(42) SBS 해설위원도 한 가지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구였다.
김광현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대만과의 야구 결승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비교적 잘 던졌다. 1회 난조로 실점하기는 했으나 2회부터 안정을 찾아가며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초반 끌려가던 대표팀도 김광현의 든든한 호투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6회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 린쿤셩에게 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판즈팡의 희생번트, 천핀지에의 볼넷으로 1사 1,2루에 몰렸고 린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 궈옌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다. 투구수는 69개였으나 교체 타이밍만 보면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대표팀 벤치는 한현희를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22일 태국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컨디션을 조율한 김광현은 푹 쉰 채 이날 결승전에 나섰다. 그러나 초반에 다소 흔들렸다. 오래간만의 등판에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직구든 변화구든 전반적으로 공이 높았다. 1회 선두 천핀지에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맞았고 이후 린한의 2루수 땅볼 때 선취점을 내줬다.
첫 실점에 다소간 당황하는 모습도 있었다. 박찬호 위원은 “김광현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라며 심리적인 안정을 주문했다. 이어 박 위원은 “빠른 공 위주의 피칭이었는데 공이 높게 들어가며 실투가 나는 경향이 있었다. 스트라이크라고 해도 높은 쪽의 스트라이크였다. 타자들의 눈에 익는다. 낮게 던져야 한다”며 조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김광현이 안정을 찾자 박 위원의 목소리도 편안해졌다. 김광현은 2회 1사부터 5회까지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이에 박 위원도 “저렇게 전력투구를 안 하더라도 코너워크만 잘 되며 치기 어렵다”라면서 “템포도 좋았고 얼굴빛도 좋아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저렇게만 던지면 대만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는 박 위원의 전망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6회 들어 다시 흔들렸다. 제구가 잘 안 되는 모습이었다. 1사 1루에서 천핀지에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아쉬웠다. 박 위원은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6회 컨트롤이 조금 안 됐다. 볼 카운트가 불리하게 갔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로 던지려고 하다 보니 타자들의 눈에 익었다”라면서 “빠른 공이 제구가 돼서 초구나 결정구가 확실하게 들어갔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바깥쪽으로 빠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대표팀은 8회 타선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6-3 역전에 성공하며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소집 기간 만큼의 등록일수가 추가돼 올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을 얻을 수 있는 7년의 FA 연수를 채울 전망이다. 이제 해외 진출의 모든 걸림돌은 사라졌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