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천신만고 금, 악몽이 될 뻔한 투수교체 실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9.28 21: 53

한국이 짜릿한 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가슴 철렁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투수교체 실패 때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에 6-3 역전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5전 전승 금메달의 목표를 이루며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했지만 자칫 안방에서 참사의 악몽을 당할 뻔 했다.
가장 아쉬운 건 선발투수 김광현의 교체 타이밍이었다. 2-1로 한 점차 살엄을 리드를 지킨 6회 김광현은 린쿤셩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판즈팡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천핀지에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 주자까지 내보냈다.

그러자 조계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몇 마디 나눈 뒤 홀로 다시 덕아웃에 들어갔다. 투구수만 놓고 보면 63개로 교체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린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준 뒤 계속된 1사 1·3루 위기에서 궈옌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고서 강판됐다.
김광현을 구원한 한현희는 천쥔시우를 3구 루킹 삼진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지만, 과감한 결단력이 아쉬웠다. 이날 경기는 내일이 없는 단판 승부였고, 작은 미련도 불행의 불씨가 될 수 있었다. 결승전을 마치 정규시즌 한 경기처럼 운용했고, 결과적으로 역전의 패인이 됐다.
아찔했던 투수 교체는 7회에도 있었다. 한현희가 6회 한 타자 상대를 끝으로 내려가고, 7회 선발 양현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양현종은 장즈시엔에게 1루수 박병호를 맞고 우측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고, 왕보롱에게도 우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 위기를 초래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가장 큰 위기에서 구원등판한 안지만이 주리런을 몸쪽 14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린쿤셩을 얕은 중견수 뜬공, 판즈팡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급한 불을 껐지만 자칫 추가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발 김광현과는 반대로 단기전의 승부가 큰 실패로 돌아갈 뻔 했다.
다행히 한국은 8회 강정호의 밀어내기 사구로 동점을 만든 뒤 나성범의 내야 땅볼로 결승점을 냈고,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타선의 힘으로 짜릿한 역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기전에서 투수교체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준 한판이었다.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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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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