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 공수를 아우르는 대표팀의 새로운 리더로 우뚝섰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8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결정전인 대만과의 경기에서 8회초 1사 만루에 나온 나성범의 2루 땅볼로 역전 결승점을 뽑고 6-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역전극을 만든 한국은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리더였다. 김현수는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태국전과 대만전에서 1회말에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팀에 안겼고, 이 점수는 모두 결승점이 됐다. 조별예선 퍼펙트 통과의 원동력을 타선에서 찾자면 단연 김현수였다.
결승전에서 답답했던 공격을 풀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팀이 2-3으로 뒤지던 8회초 1사 1루에 나와 우전안타를 터뜨려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박병호의 볼넷과 강정호의 몸에 맞는 볼, 나성범의 1타점 2루 땅볼에 이은 황재균의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묶어 6-3으로 역전했다. 이 점수가 끝까지 갔고, 한국은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다.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 김현수였다. 대표팀 소집 단계부터 김현수는 투타를 통틀어 가장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지닌 선수로 꼽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대표팀 개근 멤버인 김현수에게는 이번 류중일호에 포함된 많은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로서의 임무도 주어졌다.
김현수는 “특별히 하는 일은 없다. 다들 알아서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선수촌 시설 정도만 알려준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김현수의 힘은 상당했다. 나성범 등 신진급 선수들은 같은 방을 쓰는 김현수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많았다.
역전 후 지키는 과정에서도 리더 김현수의 경험은 빛났다. 8회말 수비에서 김현수는 방금 역전한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게끔 제스처를 취하며 나쁜 플레이가 나오지 않게끔 유도했다. 김현수의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남은 2이닝을 효과적으로 막은 한국은 우승을 확정했다. 김현수의 보이지 않는 배려까지 빛났다.
타선에서 이승엽이 빠진 한국은 리더의 부재를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과거 대표팀의 훌륭한 선배들을 보고 배운 김현수는 어느덧 훌륭한 리더로 자라났다. 이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새 리더 김현수를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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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