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안 주는 게 내 임무다."
우완투수 안지만(31)이 소속팀 감독이자 대표팀 류중일 감독을 살렸다.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에 6-3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승 발판은 안지만의 2이닝 무실점 완벽투였다.
2-3으로 끌려가던 7회 구원으로 나온 양현종이 2루타와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리자 류중일 감독은 급히 안지만을 호출했다. 국내 우완 투수로는 최초로 통산 100홀드를 넘긴 특급 셋업맨 안지만은 위기일수록 더 강했다. 주리런을 몸쪽 꽉 차는 14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린쿤셩을 얕은 중견수 뜬공, 판즈팡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위기를 차단하자 침묵하던 한국 타선도 8회에만 대거 4득점하며 6-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여세를 몰아 8회에도 안지만은 공 하나 하나에 기합을 넣어가며 혼신의 투구를 했다. 천핀지에를 147km 묵직한 직구로 루킹 삼진 돌려세운 뒤 린한을 포수 앞 땅볼로 처리한 그는 궈옌원마저 14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요리하며 한껏 포효했다.
경기 후 안지만은 "7회 지고있었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다. 그래도 막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팀에서도 중간에서 최소한 점수를 안 줘야 하는 게 내 임무,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중간투수니 점수 안 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 팬들 모두 실점 안 하길 바랐을 것이다. 내 뒤에 7명의 듬직한 선수 있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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