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야구] ‘7회의 기적’ 안지만, 후배들 병역혜택의 주역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9.29 06: 11

숨은 병역브로커는 안지만(31, 삼성)이었다. 안지만이 장악한 7회가 없었다면 13명의 병역혜택도 장담할 수 없었다.
한국은 28일 대만과의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2-3으로 지고 있던 8회 대거 4점을 뽑아내며 대만에 6-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8회 황재균의 쐐기 2타점 적시타가 중요했지만 앞서 7회 안지만의 호투는 이날 한국의 승리를 이끈 백미였다.
한국은 대만에 6회까지 2-3으로 리드를 허용했다. 7회초 무득점에 그친 한국은 7회말 3번째 투수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양현종이 선두타자 장즈시엔에게 2루타, 왕보롱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양현종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교체됐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을 선택했다.

안지만이 급한 불을 껐다. 7회 3타자를 상대한 안지만은 삼진 한 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7회를 마쳤다. 그 사이 누상에 있던 두 명의 주자는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안지만이 7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자 타선은 8회초 4득점으로 화답했다.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은 탈삼진 2개를 덧붙여 8회를 지웠다.
이날 안지만의 기록은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절체절명의 순간 등판해 위기를 일축했다. 그리고 포효했다. 소속팀 삼성의 든든한 대들보인 안지만은 대표팀 불펜에서도 여전히 믿음직한 투수였다. 안지만도 “팀에서도 중간에서 최소한 점수를 안 줘야 하는 게 내 임무다.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점수 안 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미필’ 황재균이 8회말 대표팀 승리를 이끈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면 ‘예비역’ 안지만은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은 숨은 병역브로커였다. 앞서 대표팀을 통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은 안지만이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2이닝을 책임졌다. 프로야구 통산 처음으로 100홀드를 넘긴 투수다웠다.
소속팀 감독이자 대표팀 스승인 류중일 감독도 "거듭 말하지만 안지만 덕분에 이겼다"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안지만은 13명의 미필 선수뿐만 아니라 류 감독도 구했다. 웃으며 "오늘 만약 졌으면 인천 앞바다 갈 뻔했다"고 전한 류 감독도 사령탑의 짐을 털어낼 수 있었다. 안지만이 여럿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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