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사랑' 속 출생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김건표 총리(정동환)은 서인애(황정음)가 자신의 친딸임을 알았고, 김세경(전소민)과 부녀 지간임을 숨겨온 박영태(정웅인)의 비밀은 위태로운 상태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 29회에서는 성고문을 당한 소녀의 변론에 나서는 서인애와 서인애의 정체를 알고 돕기 시작하는 김 총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김 총리는 서인애가 친딸임을 알고 오열했다. 서인애는 그에게 차가웠고 "총리 직에서 물러나라"는 독설을 했다. 그럼에도 김 총리는 서인애 보호에 나섰다. 우선 박영태를 찾아가 "그동안 모를 줄 알았나. 이제 그만 서인애에게서 손을 떼라"고 경고했다. 서인애의 변론에 파장이 일자 성명서를 발표하라는 박영태에게 "고문기술자를 양산한 당신부터 사죄하라. 서인애는 어디까지 고문했냐?"고 호통쳤다.

박영태는 자신의 비자금을 조사하는 김태경(김준)과 한광철(정경호)을 압박했다. 그는 한광철에게 총을 겨눴지만, 쏠 수 없었다. 그가 민혜린(심혜진) 사이에서 얻은 딸 세경이 한광철을 막아섰기 때문이었다. 박영태는 세경에게 "한광철을 상대하지마라"며 "내가 왜 이러는지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는 말을 남겼다. 악행을 무자비하게 일삼는 박영태였지만, 친딸에겐 한없이 약한 아버지였다.
이처럼 이날 눈길을 끈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 앞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아버지들이었다. 야망을 지닌 아내 민혜린의 꼭두각시인 김 총리는 딸을 위해 제 목소리를 냈다. 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비통한 표정과 눈물은 보는 이마저 안타깝게 만들었다. 비정한 악인 박영태가 잠시 보여준, 딸에 대한 애처로운 눈빛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총리와 박영태 등 '아버지들'의 관계도 변화를 맞이했다. 김 총리는 친딸을 유린한 박영태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흔들리지 않는 박영태이지만, 사랑하는 딸 세경이 일편단심 한광철 편이란 점은 치명적이다. 박영태가 천장군(차인표)의 딸 혜진(서효림)의 문란했던 과거 사진을 한광철에게 보냄으로써, 딸을 아끼는 천장군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끝없는 사랑'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끝없는 고통'으로 불렸다. 주인공 서인애는 한동안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아이를 결국 낳아 시청자들의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서인애는 이제 세상이 주목하는 변호사가 됐다. 총리인 친아버지를 아군으로 얻었다. 그리고 악인 박영태의 결정적 약점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 이제 복수만 제대로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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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