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복귀 카드’ SK 뜨거운 감자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9.29 06: 18

조용히 복귀했다. 그런데 이름 석 자의 비중이 너무 큰 까닭일까. 시작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공산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정우람(29, SK)이 그 주인공이다. 이만수 SK 감독의 시선이 정우람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정우람의 조기 복귀 여부는 SK 시즌 막판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SK 벌떼 계투 작전의 상징 중 하나였던 정우람은 최근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 25일 소집해제 명을 받으며 민간인의 신분으로 돌아왔다. 복무 중 꾸준히, 그리고 누구보다 성실히 개인 운동을 하며 마운드 복귀를 준비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복귀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만수 SK 감독이 정우람의 시즌 중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정우람의 복귀 시점은 2015년 시즌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절대적이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실전에서 던지기 위해서는 몸을 더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은 팀에 곧바로 합류했고 예상보다 빠른 진도를 밟고 있다. 정우람은 28일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32개의 공을 던졌다. 이만수 감독은 “괜찮았다. 아무래도 직접 공을 본 타자들이 정확할 것 같아서 물어봤는데 공이 좋다고 하더라”라며 감상과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SK는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다. 박정배 박희수라는 필승조 요원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일본에서 어깨에 시술을 받은 박정배는 내년 복귀를 기약하고 있다. 박희수도 아직 소식이 없다.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사령탑으로서 정우람 카드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에 이 감독은 “(1군에)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 잔여경기 시작부터는 어렵지만 1~2경기가 지난 시점에는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SK는 1일 대전에서 한화와, 2일 마산에서 NC와 격돌한다. 그 후 5일과 6일 문학에서 한화, 7일 문학에서 NC와 다시 맞붙는 일정이다. 즉 이 감독은 정우람이 빠르면 5~7일 사이에 올라올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감독은 “작년부터 몸을 만들어서 어깨나 몸 상태가 괜찮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더라. 마무리는 윤길현을 쓰고 정우람이 중간에 들어온다면 중간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조기 복귀 구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위험부담도 크다는 것. 잘 던지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선수나 팀에나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된다. 정우람은 상무나 경찰청에서 꾸준히 뛰던 선수가 아니다. 몸 상태도 몸 상태지만 실전 감각은 당연히 바닥에 처져 있다. 내년 kt의 20인 외 보호선수지명도 생각해야 한다. 정우람이 등록되면 다른 한 선수는 빠져야 한다. 정우람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카드 하나만 낭비하는 셈이 된다. 양날의 검이다. 팬들은 물론 구단 일각에서도 선수와 이런 팀 사정을 감안해 올해 복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 감독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다”라면서도 “2012년에도 이재원 모창민을 복귀시켜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보호선수 지명 문제도 생각해봤지만 4위와 1.5경기차다.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면서 “정우람과 면담도 해봤는데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 마음자세가 고맙더라”라고 덧붙이며 선수 의사도 반영된 결정임을 시사했다.
현재 구상대로라면 정우람은 내달 1일 2군 경기에서 첫 실전 피칭을 할 전망이다. 이 피칭 결과에 따라 복귀 시점의 상당 부분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대도 있지만 우려도 분명히 만만치 않거나 그 이상인 상황. 정우람의 복귀 시점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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