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고의 MVP일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안방에서 활짝 웃었다. 24명의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합심한 결과이지만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공헌을 한 수훈 선수들이 있었다. 기록으로 최고 MVP 후보들은 누가 있을까.
▲ 안지만, 2경기 1승 3이닝 5탈삼진 무실점

투수 쪽에서는 결승전 승리투수가 된 안지만이 최고였다. 안지만은 예선과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로 2경기에 나와 3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대만전에서 2-3으로 뒤진 7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구원등판, 실점 없이 봉쇄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 두둑한 투구는 압권. 과연 국내 최고의 셋업맨다웠다.
▲ 이태양, 2경기 1승 5이닝 5탈삼진 무실점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준결승 중국전이었다. 4회까지 의외로 2-2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대표팀은 선발 이재학 대신 이태양을 투입했는데 그가 4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중국 타선을 봉쇄하면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예선 태국전 1이닝 무실점에 이어 2경기 5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첫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 민병헌, 5경기 타율 .500 10안타 3타점 8득점
대표팀의 새로운 1번타자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했다. 5번 경기 모두 1번타자로 선발출장한 민병헌은 유일하게 전경기 안타 행진을 펼치며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더해 출루율은 무려 6할. 예선부터 결승까지 기복없이 꾸준하게 공격 첨병으로 포문을 열었다. 2루타·3루타·홈런 등 장타도 1개씩 터뜨렸고, 도루도 1개 기록하며 3타점에 8득점까지 맹활약했다.

▲ 김현수, 5경기 타율 .421 8안타 4타점 7득점
이번 대회에서도 김현수는 어김없이 4할대 타율을 쳤다. 5경기 모두 3번 중심타자로 선발출장한 그는 승부처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결승 대만전에서 2-3으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때리며 호투하던 천관위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2루타 3개와 3루타 1개로 장타력과 과시한 그는 볼넷도 4개를 골라내며 홈런 없이도 경기를 지배하는 타자였다.
▲ 박병호, 5경기 타율 .316 6안타 2홈런 5타점 8득점
4번타자로 첫 성인 국가대표전을 치른 박병호는 결승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준결승 중국전에서 6회 상대 허를 찌르는 기습적인 2루 도루로 결승점 발판을 마련한 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까지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타율은 다소 낮았지만 강정호와 함께 2개의 홈런을 폭발시켰고, 민병헌과 팀 최다 8득점으로 부지런히 출루하고 득점했다.
▲ 강정호, 5경기 타율 .357 5안타 2홈런 7타점 5득점
강정호 역시 결승 대만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결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활약했다. 예선 대만전에서 1회 스리런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고, 준결승 중국전도 솔로 홈런포를 가동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7타점을 쓸어 담았다. 대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손가락 부상 때문에 우려가 있었지만 공수 양면에서 흔들림없이 건재를 과시했다.
▲ 나성범, 5경기 타율 .400 8안타 6타점 5득점 2도루
첫 성인 국가대표전에서 나성범은 6번 타자로 중심 타선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준결승과 결승전 2경기에서 모두 결승타를 기록했다. 준결승에서는 5회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결승에서는 8회 2루수 앞 느린 땅볼 타구에 전력질주하며 타점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6타점으로 이 부문 3위였고, 유일하게 도루 2개를 성공시키며 빠른 발도 과시했다.
▲ 황재균, 5경기 타율 .667 8안타 5타점 3득점
시작은 백업이었지만 끝은 MVP였다. 예선 태국·대만전까지 백업으로 교체출장한 황재균은 홍콩전에서 선발 3루수로 나와 2안타 3타점 활약으로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준결승 중국전 4타수 4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했고, 결승 대만전에서 8회 쐐기 2타점 적시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마지막 순간 가장 빛나는 활약으로 존재를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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