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마지막 기적을 바라보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는 못했다.
시애틀의 특급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28)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에르난데스는 5⅓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7탈삼진으로 에인절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앞서 시작된 경기서 오클랜드가 텍사스에 승리,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자 68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서 내려갔다. 시애틀은 4-1로 승리했고, 에르난데스는 236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점 2.14 248탈삼진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시애틀은 13년 숙원이었던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에르난데스는 마지막 등판을 통해 통산 두 번째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평균자책점을 낮춰 크리스 세일을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정상에 올랐다. 이닝 또한 사이영 경쟁자 코리 클루버보다 ⅓이닝을 더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이렇게 에르난데스가 최종전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면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은 예측 불가능이 됐다. 클루버가 다승(18승)과 탈삼진(269개)서 에르난데스에 앞섰지만, 에르난데스가 평균자책점과 이닝, 그리고 피안타율(2할3리)서 클루버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2차 스탯을 살펴보면 클루버가 에르난데스를 이긴다. FIP에서 클루버가 2.35, 에르난데스는 2.61이며, WAR에선 클루버가 7.3, 에르난데스는 5.9다. 클루버가 시즌 막바지 폭주한 반면, 에르난데스는 주춤하면서 상당 부문에서 클루버가 역전했다.
물론 네임벨류도 무시할 수 없다. 사이영상은 현지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최근에는 세이버매트릭스를 세세히 따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투수의 최고 덕목으로 평균자책점을 꼽는 기자가 많다. 에르난데스가 클루버보다 인지도에서 앞서 있고, 평균자책점도 0.30이 낮기 때문에 에르난데스의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
에르난데스가 두 번째 왕관을 받을지, 아니면 신성 클루버가 새로운 왕으로 떠오를지, 어느 때보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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