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 이후가 박빙이 될 것이다(최강희)." "스플릿 이후의 5경기가 모두 결승이다(황선홍)."
지난 29일 열린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는 '승점 6점 짜리 경기'라 부른 경기였다. K리그 클래식 1위와 2위에 기록 중인 양 팀의 승점 차가 2점밖에 되지 않아 승점 차를 더 벌리거나, 아니면 순위를 단 번에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승점 6점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경기라는 뜻이다.
그만큼 전북과 포항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추구했다. 그러나 어느 한 팀 모두 웃지 못했다. 화끈한 공격을 주고 받은 전북과 포항은 각각 2골씩을 터트리며 승점 1점씩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승점 6점 짜리 경기서 1점씩만 가져갔다는 것은 매우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 전북과 포항이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3위 수원 삼성이 전북을 승점 3점 차, 포항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하게 됐다.

하지만 무승부가 된 후 전북 최강희 감독과 포항 황선홍 감독은 무덤덤한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리그 1~2위 팀답게 좋은 경기, 명승부를 펼쳤다.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고, 원정경기서 생각 이상으로 잘한 것 같다"고 밝혔다. 황 감독 또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을 표했다.
▲ 승부처는 현재 아닌 스플릿 이후
시즌이 막판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은 승부처라고 보기에는 이른 편이었다. 선두로 올라선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지킨다는 보장은 없었다. 선두 수성에 힘을 뺏기는 것보다 꾸준하면서 집중력있게 상위권을 유지하다가 승부를 걸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지난해 포항의 우승이 그런 경우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최강희 감독과 황선홍 감독은 모두 승부를 걸 시기를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스플릿 된 이후의 5경기를 꼽았다. 상위권 팀들끼리 맞대결을 펼칠 때 승점이 오고가는 것이 클 것이라는 것이다. 최 감독은 "과거 같으면 스플릿 이후가 맥이 빠지겠지만 이제는 다르다. 집중력 자체가 다르다. 박빙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고, 황 감독은 "스플릿 이후의 5경기는 모두 결승전처럼 해야 할 것이다. 유리함과 불리함이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 승점 1점밖에? 소득은 분명 존재
전북과 포항 팬들로서는 승점 1점밖에 거두지 못한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전북의 경우 승리를 눈 앞에서 뺏긴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소득은 분명히 존재했다. 전북은 이전 4경기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경기력이 완전하지 않고 흔들리는 모습이 존재했다. 그러나 포항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압박과 공격 전개는 마치 한 달 전 포항에서 거둔 완승을 보는 듯 했다. 경기 막판 실점이 아쉬울 뿐 나머지는 합격점이었다. 최 감독 또한 "계속해서 3번째 골을 욕심내서 실점이 됐다. 그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전반전에 점유율 싸움에서 이기고 있음에도 슈팅을 단 한 번도 하지 못할 정도로 전북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반격을 펼치기는 했지만 전북의 리드에 사실상 패배 직전까지 몰렸었다. 그런 상황에서의 동점골은 승점 1점을 안기는 것이 아니라 전북으로부터 승점 3점을 빼앗는 효과가 있었다. "선두 경쟁은 끝까지 가야 하는 것이다. 승점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황선홍 감독에게는 후반 50분 터진 강수일의 동점골은 천금보다 귀한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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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