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경, 아들 황재균 TV 시청 하지 않은 이유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9.29 12: 40

설민경 씨는 아들의 야구를 보지 못했다. 누구보다 떨렸기 때문이다. 최초 모자 금메달리스트 탄생은 극적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 황재균의 어머니 설민경 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금메달리스트다. 황재균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재능을 물려받고 본인의 노력을 더해 국가대표가 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황재균이 금메달을 따면서 대한민국 최초로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감격까지 누렸다. 황재균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야구 결승전에 선발 3루수 7번 타자로 출전,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황재균의 성적은 12타수 8안타, 타율 6할6푼7리다. 게다가 28일 결승전에서는 0-1로 끌려가던 5회 선두타자로 나서 한국 팀의 12연속 무안타를 깨는 귀중한 안타를 날렸고 손아섭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동점 득점을 올렸다. 또한 4-3으로 간신히 역전한 8회 2사 2,3루에서는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는 쐐기타를 쳤다.
대회에 나간 황재균을 그 누구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본 게 바로 어머니 설민경 씨다. 황재균은 경기가 끝난 뒤 "어머니가 평소 '금메달 땄었다'라고 티를 내고 다니시는 게 아니라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된 것은 별다른 소감이 없다. 그렇지만 금메달을 따고 나서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아들이 선수촌에 들어갈 때에는 그냥 '잘하고 와라'라고만 말한 어머니 설민경 씨지만 정작 아들이 TV로 나왔을 때는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고 한다. 황재균은 "어머니가 TV에 내가 나오면 방에 들어가서 화면을 못 보셨다고 한다. (내가 안타를 쳐서)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셔야 그제서야 나오셨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황재균은 곧바로 집에 전화를 했다. 어머니 설민경 씨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무엇이었을까. 말이 아닌 기쁨의 환호성이었다고 한다. 황재균은 "어머니가 그냥 소리만 계속 지르셨다. 그러면서 울먹거리셨는데 나도 어머니 목소리를 들으니 눈물이 났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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